'채용 청탁 혐의'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1심 무죄→2심 유죄

하나은행 신입사원 채용에 영향력을 행사해 특정 지원자가 합격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채용비리 혐의를 받는 함영주(67)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심에서 징역형의 집형유예를 선고받았다. 1심 무죄 판결이 뒤집힌 것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부(부장 우인성)는 23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함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함 회장은 2015년 하나은행장 재직 당시 '은행권 고위 관계자 아들이 하나은행 공채에 지원했다'는 얘기를 듣고, 청탁을 받은 지원자를 합격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함 회장이 당시 특정 지원자에 대한 추천서를 인사부에 전달하긴 했지만, 이들이 합격권에 미달하였음에도 합격할 수 있을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항소심은 "공적 성격이 강한 은행의 공정한 채용 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 분명하고, 이로 인해서 정당하게 합격하여야 할 지원자가 탈락하였을 것"이라며 그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함 회장은 재판 직후 기자들에게 "다시 한 번 (대법원에서) 판단을 받겠다"며 상고 의지를 밝혔다.

넘겨진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서현정 기자 hyunju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