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동거인 상대 소송 본격 시작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소송 2심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남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거인을 상대로 낸 위자료 청구 소송이 본격화했다. 노 관장 측은 "최 회장이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에게 1,000억 원이 넘는 돈을 쓴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고, 김 이사장 측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23일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부장 이광우)는 노 관장이 김 이사장을 상대로 낸 3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첫 변론준비기일을 진행했다. 노 관장이 "김 이사장으로 인해 혼인 관계에 파탄이 왔고 그로 인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제기한 소송이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기일엔 당사자는 출석하지 않고 양측 대리인만 나왔다. 노 관장 측 대리인은 재판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2015년 최 회장이 혼외자 존재를 알린 후 김 이사장에게 쓴 돈이 1,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보인다"며 "증여세를 낸 것 같지도 않아 저쪽(김 이사장)에서도 해명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돈이 어떻게 넘어갔는지를 묻는 질문에 노 관장 측은 "티앤씨재단(으로 간 부분)도 있고 현금이 바로 이체된 것, 친인척 계좌로 간 것, 카드를 쓴 내역도 있다"면서 "기초적인 자료는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김 이사장 측 대리인단은 "(노 관장 측이 주장한 금액은) 전혀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악의적인 허위사실"이라는 입장문을 내고 즉각 반박했다. 또 "이는 허위사실 공표를 통한 명예훼손 부분에서 해당 변호인을 상대로 엄중하게 법적 책임을 묻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 관장과 김 이사장이 맞서는 최대 쟁점은 '노 관장과 최 회장의 혼인관계 파탄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대법원은 “부부가 이혼하지 않았어도 실질적으로 공동생활이 파탄돼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상태라면, 제3자가 부정행위를 하더라도 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유지를 방해하는 행위라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판례를 근거로 김 이사장 측은 '최 회장이 김 이사장을 만나기 훨씬 전부터 노 관장과 별거하며 남남처럼 지내왔다'는 점을 강조한다. 김 이사장이 혼인 관계 파탄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김 이사장 측은 노 관장이 2019년 이혼 청구 맞소송을 냈기에 이미 위자료 청구 시효(3년)가 지났다는 주장도 내놨다. 민법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피해자가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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