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 변호인, '사면 요청' 자필서신 공개
"국정농단자 모두 사면... 나한테만 가혹"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복역 중인 최서원(67·개명 전 최순실)씨가 "모든 국정농단자들이 사면·복권됐는데 서민인 나에게 가해지는 형벌만 너무 가혹하다"며 거듭 선처를 호소했다.
최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최씨가 직접 작성한 편지를 공개했다. 그는 '사면요청서를 쓰면서-기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입니다'라는 제목의 편지에서 "진보 쪽에서 정경심(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배우자)씨의 석방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면서 지난번 가석방으로 결국 출소했다"며 "그러나 저에게 손을 내미는 사람들조차 사면·복권 얘기는 껄끄러워하고 나서주길 힘들어하는 현실"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JTBC와 연결된 중앙일보에 자서전을 게재하는 걸 보면서 적지 않게 당황했고, 이해가 가질 않았다"며 "사면에 대해 누구 하나 나서주지 않는 상황에서 내가 (사면 요청서를) 쓰는 것이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서신에서 최씨는 "진실을 말하고 싶다"며 향후 명예회복에 나서겠다는 의중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진실은 진실대로 역사 속에 남아야 하니, 이제는 비선실세가 아닌 제 소중한 딸의 엄마로, 세 손주의 할머니로서 지켜보고 진실을 이야기하려 한다"며 "그래야 딸과 손주들이 앞으로 살아가는 삶의 길에도 고통스러운 나날이 없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아울러 "진실을 알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모두 제 잘못으로 폄훼하고 비난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 석방 등 국정농단 사건 관계자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최씨에게만 예외로 형을 집행하는 것은 우리 시대의 양심과 이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씨가 중형을 선고받은 건 박 전 대통령과 '묵시적 공범'으로 묶였기 때문"이라며 "비난받아야 할 이유가 있다 하더라도, 7년 넘게 수감생활을 했으면 그만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1년에 두 번, 총 4차례 대통령실에 사면요청서를 보냈으나 "검토하겠다"는 답변만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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