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북한, 도발 멈추고 대화 선택을”
국방부 “러시아 기술이전? 정찰용? 몰라”
미국이 북한의 세 번째 군사 정찰 위성 발사 감행을 강력히 규탄했다. 탄도미사일 기술이 사용됐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성공 여부 판정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성공적으로 발사됐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당장 가타부타 결론 내리지 않았다.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북한이 위성을 쏴 올린 21일(현지시간) 에이드리언 왓슨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해 ‘우주발사체(SLV)’를 발사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NSC는 “이 우주 발사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과 직접 관련된 기술을 포함했다”며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한 것이자, 긴장을 고조시키고 역내외 안보 상황을 불안정하게 할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협상에 복귀하라고 북한을 압박하기도 했다. NSC는 “우리는 모든 국가가 이번 발사를 규탄하고 북한에 진지한 협상을 위한 테이블에 나오라고 할 것을 촉구한다”며 “외교의 문이 닫히지 않은 만큼 북한은 도발적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미국 본토의 안보와 더불어 동맹인 한국과 일본의 방어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발사 성공 가부 판단은 유보했다. NSC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국가안보팀은 우리 동맹 및 파트너와 긴밀히 공조해 상황을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정찰 위성 발사에 성공했다는 북한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확인할 수 없다”며 “아직 미국 정부 내에서 평가가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 역시 브리핑에서 “발사 자체는 확인할 수 있지만 발사가 성공했는지는 검증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위성 발사에 러시아 기술이 이용됐는지, 해당 위성 용도가 정찰인지 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싱 부대변인은 “러시아의 기술 이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며 “우리가 아는 것은 이것이 우주발사체라는 것뿐”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 “북한 위성 발사, 핵 미사일 위협 실행”
평가 완료 뒤 예상되는 대응은 위성 발사 관련 기관·인사나 미사일 프로그램 재원(財源) 등을 겨냥한 제재, 전략자산 전개 등이다. 제재의 경우 미국 단독이나 한국·일본 등 소(小)다자, 유엔 안보리 등 다자 등 여러 수준에서 가능하지만, 미국과 반목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존재 때문에 안보리 차원 결의안 채택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전략자산은 이미 핵 추진 항공모함인 칼빈슨함이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해 있는 상태다.
앞서 북한은 이날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2023년 11월 21일 22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올 5, 8월 두 차례 우주발사체 실험에 나섰다가 모두 실패한 북한은 전날 일본 정부에 22일 0시와 내달 1일 0시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통보했으나, 당초 예고 시간보다 앞당겨 발사를 감행했다.
한국 대통령실에 따르면,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런던 현지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하고 “북한의 소위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우리에 대한 감시 정찰 능력 강화와 ICBM 성능 향상에 목적이 있으며,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을 실행에 옮기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