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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올트먼 해임 사건이 인류에 던지는 엄중한 질문

입력
2023.11.22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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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SVN 웨스트에서 열린 오픈AI 첫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가득 찬 객석을 바라보며 웃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이서희 특파원

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SVN 웨스트에서 열린 오픈AI 첫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가득 찬 객석을 바라보며 웃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이서희 특파원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열풍의 주역인 샘 올트먼이 그가 설립한 오픈AI에서 해임되는 사건이 업계에 큰 회오리를 몰고 오고 있다. 이번 해임 조치는 AI 개발에서 안전성을 최우선에 두는 이사회와, 수익에 방점을 찍은 올트먼의 가치가 충돌한 결과로 전해진다. 오픈AI 1대 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재빨리 올트먼을 영입하기로 하면서 급진적 상용화의 길을 예고했다. 오픈AI 투자자들이 올트먼 복귀를 적극 추진하고 있어 결말은 열려 있지만, 이번 사태가 AI 역사에 중대 변환점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오픈AI는 2015년 인간 수준의 역할을 수행하는 ‘범용 인공지능(AGI)’을 안전하게 구축한다는 목표를 가진 비영리 조직으로 출발했다. 지분이 전혀 없는 6명의 이사로 꾸려진 이사회에 의사결정 전권을 준 것도 과도한 이윤 추구를 제한하기 위해서다. 올트먼 해임 조치가 대주주인 MS에 1분 전에야 통보된 것도 이런 지배구조 때문이다.

오픈AI 이사회는 명확한 해임 사유를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안전성 문제 이견이 주된 쟁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사진 상당수는 AI가 너무 강력해지면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는 만큼 위험 통제와 이익 제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반면 올트먼은 규제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능력 있는 개발자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면 이익 창출은 필수적이라는 시각을 보여왔다. 오픈AI는 수익 대신 안전성을 택한 것이다.

오픈AI 투자자와 직원들이 올트먼의 복귀를 적극 추진하고 있어 그의 회사 복귀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한다. 만약 그가 끝내 돌아오지 않는다면 핵심인력들이 무더기 이탈하며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형편이다. 반면 MS는 오픈AI의 모든 가치를 사실상 비용 없이 획득할 수 있게 된다. 중요한 건 올트먼이 MS로 이적하든 오픈AI로 복귀하든 이제 위험한 속도전은 기정사실이 됐다는 점이다. MS로 간다면 이사회의 견제 없이 회사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며 AI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고, 오픈AI로 복귀하더라도 올트먼의 주장이 수용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AI는 불과 몇십 년 뒤 인류를 위협하는 무서운 괴물이 돼 있을지 모른다. 기업들에만 이 모든 리스크를 맡겨놓을 수는 없다. 이달 초 ‘AI 안전 정상회의’가 열리는 등 AI가 초래할 피해를 막기 위한 국제협력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기술개발 속도에 비해서는 매우 더디다. 올트만 해임 사태가 던지는 엄중한 질문에 세계 각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머리를 맞대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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