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어린이 청소년
문학
△밤은 내가 가질게
안보윤 지음. 이효석문학상, 현대문학상 수상작이 수록된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 사이비 집단에 사기를 당한 언니는 나이 들고 병든 유기견을 입양한다. 개의 귀에 "밤은 내가 가질게"라고 속삭이며 밤톨이의 이름은 토리로 바뀐다. 언니는 밤이라는 글자에 묻은 어둠을 자신이 가짐으로써 유기견의 안식처가 된다. 소설 속 인물들은 폭력과 학대의 피해자로 트라우마를 대면하고 인정하게 된다. 문학동네·276쪽·1만6,000원
△들끓는 꿈의 바다
리처드 플래너건 지음. 김승욱 옮김. 부커상 수상 작가의 장편소설. 책은 2019년 호주의 사상 최악의 산불 사태를 배경으로 엄마의 연명치료를 두고 대립하는 한 가족을 그렸다. 애나에게는 신체 일부가 사라지는 현상이 일어난다. 그는 가족의 갈등과 불안에서 벗어나고자 사회관계망서비스에만 집착한다. 작가는 지구와 가족, 자신에게 일어나는 비극을 직시하지 못하는 현실을 꼬집는다. 창비·352쪽·1만7,000원
△니들의 시간
김해자 지음. 만해문학상, 백석문학상 수상 작가의 여섯 번째 시집. 시인은 세상의 부조리에 항거하는 리얼리즘 시의 영토를 지켜왔다. 후쿠시마 원전수 방류,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을 주제로 한 시는 미래 세대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줘야 할지 성찰한다. 시집에 담긴 '머리통이 스크린도어에 끼이고', '반죽기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비참한 현실은 우리의 자화상이다.창비·144쪽·1만1,000원
△돌봄 살인
사에 슈이치 지음. 안지나 옮김. 일찍이 돌봄 문제에 관심을 가진 작가가 1985년에 간병 살인을 주제로 발표한 책. 가족들과 단란하게 살던 다츠 할머니는 죽은 채 발견된다. 할머니의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것. 치매에 걸린 다츠를 돌보던 가족들도 그의 죽음을 바라고 있었다. 다츠도 안락사를 권장하는 단체에 가입했었다. 책은 누구나 마주하는 질병과 돌봄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이음·264쪽·1만7,000원
△나와 타인을 번역한다는 것
줌파 라히리 지음. 이승민 옮김. 퓰리처상 수상 작가의 번역에 관한 산문집. 벵골어와 영어를 모어로 하는 작가는 자신을 '언어 고아'라 표현한다. 벵골어로 대화를 떠올리고 이를 영어로 옮기며 소설을 썼다. 작가이기 전에 번역가였던 그는 이탈리아어로 책을 쓰고 직접 영어로도 번역했다. 여러 언어를 오가며 언어적 지평을 확장했다다. 번역을 통해 즐거움을 얻는 과정이 담겼다. 마음산책·276쪽·1만7,000원
△나미가 오지 않는 저녁
김영 지음. 9편의 작품이 수록된 작가의 첫 소설집. 표제작 속 '당신'은 아내가 죽고 꿈과 현실이 분간되지 않는 삶을 산다. 하루 세 번 안약을 넣어주러 오는 나미는 '당신'이 내일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나미가 더 이상 오지 않자 그는 날짜 감각을 잃고 고독함에 젖어든다. 책은 다양한 연령대의 인물이 마주하게 되는 고통과 불안, 고독을 밀도 있게 그렸다. 비엠케이·288쪽·1만6,700원
△산으로 간 고등어
조성두 지음. 구한말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격변기를 살아간 여인 3대의 인생유전을 그린 장편소설. 19세기 말 천주교 박해 과정에서 부모를 잃고 외지로 숨어들어 운명적인 사랑을 하는 초향의 신산한 인생 스토리로 문을 연다. 초향의 외동딸 송이가 신여성으로 성장한 뒤 빼어난 미모로 주목받는 과정, 세 번째 주인공 유화의 인동초 같은 삶 등 파란만장한 가족사와 시대사가 펼쳐진다. 일곱날의 빛·342쪽·1만8,000원
어린이·청소년
△맨날맨날 착하기 싫어
장아영 글·그림. 어느 날 엄마의 칭찬 한마디에 찬이의 등에 날개가 돋는다. 칭찬받을 때마다 커지는 날개는 찬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려고 하면 입을 막는다. 찬이는 자기주장과 감정 표현을 어려워하며 착한 아이라는 굴레에 갇힌다. 생일에 일어난 사건을 계기로 찬이는 스스로 날개를 찢고 나다움을 찾게 된다. 책은 칭찬받은 모든 '고래'가 춤을 추고 성장하고 있는지 묻는다. 위즈덤하우스·40쪽·1만6,000원
△전쟁이 나고 말았다
노라 크루크 지음. 장한라 옮김. 작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불거진 전쟁 1년 동안 우크라이나 기자, 러시아 예술가와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들에게 그는 일상뿐 아니라 가족의 관계와 문화적 소속감이 어떻게 바뀌었는지와 죄책감과 배상 같은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다. 전쟁 속 인물들의 개인적이고도 상반된 목소리를 병렬하며 전쟁이 의식과 세계관에 미치는 영향을 기록했다. 엘리·132쪽·2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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