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유민이 인물의 첨예한 심리 변화를 그려내며 이야기의 몰입감을 높였다.
지난 18일, 19일 방송된 MBN 주말미니시리즈 ‘완벽한 결혼의 정석’ 7, 8회에서는 억울하고 가엾게 살아온 지난 세월을 보상받듯 차근차근 복수 계획을 실천하는 한이주(정유민)의 모습이 그려졌다.
의붓동생 한유라(진지희)가 자신의 남편 서도국(성훈)의 형 서정욱(강신효)의 약혼녀라며 등장하자 한이주는 당혹감을 느꼈다. 그러나 얼어붙은 것도 잠시, ‘굴러들어온 돌’이라며 자신을 비난하는 한유라에게 “누가 날 가짜래, 감히?”라며 맞받아쳤다. 오랜 시간 입양아로서 외롭게 살아온 한이주가 자신의 진짜 자리를 되찾으려는 듯 당돌하고 매섭게 돌변하는 대목은 시청자들의 대리 만족을 책임졌다.
자신을 망가뜨리려는 새어머니 이정혜(이민영)와 한유라 모녀의 작전에 반격을 가하는 한이주의 고군분투가 계속됐다. 기자들을 동원해 여론을 조성하고 새어머니에게서 자신의 그림 값을 받아내는가 하면, 아버지 한진웅(전노민)의 머리카락을 채취해 친자 확인 검사까지 받는 등 철저히 물증을 준비하는 모습이 긴장감을 더했다. 정유민은 복수에 대한 의지를 다진 뒤 변화한 한이주의 거침없는 면모를 표현해내며 흥미진진한 전개를 이끌어갔다.
한편 계약 결혼 관계였던 한이주와 서도국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후 따뜻하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는 장면은 흐뭇한 미소를 자아냈다. 한이주는 “나, 피하지 않고 싸우려고”라고 말하며 사랑하는 사람 옆에서 더욱 강인해진 한 여자의 변화를 보여줬다.
이어진 8회에는 십수 년 전 목숨을 잃을 뻔했던 독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한이주의 자신을 고군분투가 시작됐다. 중학생 시절 자신의 밥에 독을 넣은 범인이 새어머니 이정혜라고 확신한 한이주는 할아버지 한운재(이병준)와도 손을 잡고 그녀를 파멸시킬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한운재는 아들 한진웅을 함께 무너뜨려야 한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꼈고 한이주 역시 심란해했다. 복수만을 위해 달려가지만 여전히 가족들을 애틋하게 여기는 한이주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정유민의 연기가 빛을 발했다.
정유민은 복수 앞에서 한걸음도 물러서지 않는 한이주의 독기를 고스란히 표현해 긴장감을 높였다. 한이주의 전 약혼자 유세혁(오승윤)의 동생 유세희(송수이)가 한유라의 사주를 받아 루머를 유포했고, 이로 인해 서도국과 회사까지 피해를 입게 됐다. 이에 한이주는 선처를 호소하는 유세혁에게 매체와 인터뷰를 하라는 조건을 내걸었고, 그 모든 일이 한유라의 음모임이 기사를 통해 밝혀져 여론이 뒤집혔다. 또한, 한이주는 어린 시절 자신이 휘말렸던 화재 사고가 이정혜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추적해 나가며 다음 이야기를 더욱 기대하게 했다.
이렇듯 한이주는 악(惡)의 세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복수에 성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보는 이들의 속을 시원하게 했다. 특히, 위축되었던 과거에서 벗어나 한층 자신감을 얻고 불의에 당당히 맞서는 한이주의 성장을 눈에 띄게 그려낸 정유민의 호연이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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