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꿈꾸는 친구들에게 동기부여"
내년 시즌은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도 욕심
ML 노리는 후배들에게 "영어 공부 해야"
차기 한국인 빅리그 내야수 후보는 김혜성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메이저리그 황금 장갑을 품은 김하성(28·샌디에이고)이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최고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김하성은 20일 서울 청담동 호텔리베라에서 골드글러브 수상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인 최초로 수상을 하게 돼 정말 영광”이라며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많은 유소년 친구들과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친구들한테도 동기부여가 될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하성은 지난 6일 발표된 2023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수상자 명단에서 내셔널리그 유틸리티(전천후)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주 포지션인 2루수 골드글러브는 놓쳤지만 1루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에서 견고한 수비를 뽐내 최고 수비수로 인정받았다.
지난해 유격수 부문 후보에 올랐다가 고배를 들었던 김하성은 이번에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는 “사실 골드글러브를 발표할 때 자고 있었다”며 “휴대폰 진동이 너무 많이 울려서 봤더니 수상했다고 하더라”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2루수 발표가 먼저고, 유틸리티가 마지막이라고 들어서 2루수 수상을 못 했더라면 엄청 긴장하고 있지 않았을까. 자고 있기를 잘했다”며 미소 지었다.
김하성은 2023시즌 2루수로 106경기 856.2이닝, 3루수로 32경기 253.1이닝, 유격수로 20경기 153.1이닝을 소화했다. 총실책은 7개(2루수 4개·유격수 2개·3루수 1개)뿐이다. 그는 “고등학교 때나, 프로에서 유격수만 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기 때문에 유틸리티를 한다는 게 싫었다”며 “당시엔 그게 메이저리그에 가서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나 지금 생각하니 성장의 발판이 됐다”고 돌아봤다.
수비로 새 역사를 쓴 김하성은 “반짝이 아니라는 걸 계속 증명하고 싶다”며 포지션별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타자에게 주어지는 실버슬러거 수상까지 목표로 잡았다. 올해 김하성의 타격 성적은 타율 0.260에 17홈런 60타점 38도루로 빅리그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그 결과 실버슬러거 유틸리티 후보로도 이름을 올렸으나 코디 벨린저(시카고 컵스)에게 밀려 수상에 실패했다.
김하성은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를 동시에 받으면 정말 좋겠지만 타격에 대한 부분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실버슬러거는 내가 더 발전하기 위한 동기부여가 된다. 아직 타격의 완성도가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땀을 더 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빅리그 진출을 노리는 이정후(키움)와 고우석(LG), 그리고 미래의 꿈나무들을 향해선 “꿈이 있다면 영어 공부를 미리 하는 게 좋다. 꼭 메이저리그를 안 가더라도 사는 데 도움이 된다”며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야 한다. 이방인인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인정해주는 부분이 있다”고 조언했다.
자신의 뒤를 이어 빅리그에 도전할 내야수 후보로는 김혜성(키움)을 콕 찍었다. 김하성은 “이번에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회도 봤는데 비슷한 연령대 선수들과 확실히 다르다는 걸 느꼈다”며 “워낙 성실하고 야구에 열정이 있어 잘 성장한다면 나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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