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막 커튼치고 맥주 등 폭탄주
전남도의원·암자 스님도 동석
일부 스님들 코로나19 기간도
술판으로 구설수 올랐는데 '또'
"국내 유명 관광단지 내 식당에서 스님과 국회의원이 술판을 벌였다면 상상이 됩니까?"
전남 해남에 위치한 유명 사찰 스님들이 지역 국회의원·전남도의원과 술판을 벌인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이들이 사찰 인근 음식점에서 벌인 술자리에선 고급 양주까지 오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해남 대흥사와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6시부터 2시간에 걸쳐 해남군 두륜산 도립공원 관광단지 내 고깃집에서 사찰(암자) 주요 인사들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역 국회의원 A씨, 전남도의원 B씨 등과 술자리를 가졌다. 술자리 참석자들은 이날 오전 대흥사에서 호국대성사 서산대제를 추모하는 향례 행사에 참여한 후 다시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향례 행사를 준비한 스님 등 5명은 일반 손님들도 오가는 식당 로비에서 버젓이 술자리를 가졌고, A의원 등은 식당 내부에 암막 커튼을 치고 삼겹살 구이에다 소주, 맥주 등으로 폭탄주까지 만들어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날 술자리에선 사찰 C스님이 A의원을 대접하겠다며 가져온 고급 양주까지 등장했다.
최근 해남지역에서는 거액의 사찰 정비 사업을 두고 민주당이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이날 술자리 참석자들이 의혹 관련 사찰 스님이어서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해남읍에 사는 김모(58)씨는 "식당 내에서 암막커튼까지 치고,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모르지만 스님들이 지역 국회의원과 고기에 고급 양주까지 나눠 마시는 모습이 도저히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해당 사찰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기에도 술판을 벌여 사과문까지 게재했던 곳"이라고 꼬집었다. 또 익명을 요구한 지역주민 D씨는 "유명 사찰이 있는 관광지에서 스님과 국회의원, 도의원이 함께 술과 고기를 먹었다는 자체가 잘못된 행동"이라며 "외부 관광객들이 이 광경을 보면 뭐라 생각하겠나"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해당 사찰 관계자는 "지역 국회의원이 향례 행사 때마다 축사를 하는 등 많은 관심을 가져줘 고마움에 마련한 저녁 식사자리"라며 "눈에 띄지 않도록 안에서 먹은 것일 뿐 국회의원에게 향응을 제공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어 "행사를 준비하면서 고생한 관계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신도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식사를 겸해서 술 한 잔 먹은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국회의원 A씨도 "일반적인 저녁 식사 자리일 뿐 향응을 제공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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