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진 씨, 부기관사 4년 만에 승진
영주~동대구 왕복 320㎞ 첫 운행
"생리현상 해소 어려움, 여성 도전 가치"

영주기관차승무사업소 1호 여성 기관사인 김은지 씨가 열차를 운전하고 있다. 영주기관차승무사업소 제공
한국철도공사 대구경북본부 영주기관차승무사업소에서 영주기관차사무소 발족 68년 만에 1호 여성기관사가 탄생했다.
20일 영주기관차사무소에 따르면 2018년 한국철도공사 인턴 근무를 바탕으로 이듬해 6월 한국철도공사 영주기관차승무사업소 부기관사로 입사한 김은진(28) 씨가 기관사로 발령받았다.
김 씨는 지난 11일 영주~동대구간 왕복 320㎞ 운행을 시작으로 여성 첫 기관사로서 열차를 운전했다.
김 기관사는 부기관사로 4년 근무하면서 8주간의 기관사 교육을 거쳐 디젤전기기관차 운전면허를 취득했다. 8,000㎞ 이상의 운전실무수습을 이수한 후 지난 11월1일자로 영주기관차 1호 여성기관사가 됐다. 영주기관차승무사업소 소속 기관사들은 청량리~영주~동대구간 중앙대구선과 영주~동해간 영동선, 영주~태화강(구울산역) 중앙선·동해선, 영주~김천간 경북선을 오가는 기관차를 하루 350㎞ 내외 운행한다.
영주기관차승무사업소는 1955년 안동운전사무소 영주분소로 발족한 후 1959년 제천운전사무소 영주분소로 개칭했고, 1969년 영주기관차사무소로 확장 개편했다. 2020년 한국철도공사 대구경북본부 영주기관차승무사업소로 개칭했다.
지금은 소장과 팀장 18명, 기관사 162명, 부기관사 17명 등 모두 198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 중 여성 직원은 3명이다.
유승욱 영주기관차승무사업소 지도운용팀장은 "대도시 기관차사무소에는 여성 기관사들이 근무하고 있지만, 영주는 보수적 도시여서 그런지 여성 지원자가 적은 편이어서 이제서야 첫 여성 기관사가 탄생했다"고 말했다.
김 기관사는 "안동에서 태어나 어릴때 외조부께서 철도에 근무한 인연으로 자연스레 철도에 대해 알아가게 됐고, 평소 열차를 자주 이용하면서 기관사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김 기관사의 기관차승무사업소 근무는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입사 당시 여성 선배님이 한 명 뿐이어서 처음엔 적응해 가는 과정이 쉽지 않았고, 더구나 여성으로서의 생리현상을 해소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고 한다.
기관차에는 화장실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생리현상을 참기 위해 물도 마음대로 마시기 힘들지만 선배님들의 많은 도움과 가르침으로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꿈은 기관사에서 더 성장해 KTX기장이 되는 것이다. 김 기관사는 "기관사로 첫발을 내딛은 지금 투철한 사명감으로 시민의 안전과 행복을 드리는 기관사로서 무엇보다 안전운행을 최우선으로 안전한 한국철도를 만들어가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소회도 밝혔다.
김 기관사는 "기관사로 발령받기까지 많은 도움을 주신 소장님을 비롯한 선배님들께 감사드린다"며 "여성이 도전하기 쉽지 않은 분야이지만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고, 관심있는 여성이 있다면 꼭 도전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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