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3개월 만에 다시 회동
미 주도의 중국 견제 'IPEF' 참석
한중 정상회담은 불투명한 상황
한미일이 16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통해 더욱 밀착하며 공조를 과시했다. 3국 정상이 만난 것은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이후 3개월 만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따로 만나 한일관계의 각별함과 공고한 협력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주도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정상회의에도 처음 참석했다. IPEF는 중국 견제 협의체로 불린다. 핵심 광물을 비롯한 역내 공급망 회복 방안을 논의하고 에너지 안보와 기술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반면 이날까지 시진핑 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은 성사되지 않아 대조적이었다.
대통령실 "한미일 정상, 첨단기술적으로 군사적으로 100% 신뢰"
정식 회담이 아니어서 한미일 정상은 특정 의제를 잡아 의견을 나누지는 않았다. 시간도 10분 안팎에 불과했다. 하지만 서로 간의 신뢰와 유대감을 확인하기에는 충분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비공개 대화에서 “한미일 협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안보와 경제의 상관관계에 대한 나의 철학과 믿음을 미국, 일본 정상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한일 정상을 향해 “미국 대통령으로서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덕분에 짐을 크게 덜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중국에 맞선 미국 인도태평양 전략의 고민거리였던 한일관계가 눈에 띄게 개선된 것에 감사를 전한 셈이다.
한미일 정상은 3국의 국기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했다. 앞서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당시 한미일 정상이 만났을 때는 뒤에 국기가 없었다. 3국의 달라진 관계와 위상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암묵적으로 3국 정상이 공감하고 있는 사실은 안보와 경제협력이 동전의 양면이라는 것”이라며 “첨단기술 협력의 파트너는 군사적으로 그리고 정치 시스템, 이념과 가치에 있어 100% 신뢰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관계가 한미일이라고 3국 정상은 믿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 대통령-기시다 총리 3개월 만에 정상회담..."정부 협의체 100% 복원"
이날 앞서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양국 신뢰를 공고하게 하고 한일관계 흐름을 아주 긍정적으로 이어나가고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상반기 안보정책협의회, 경제안보대화에 이어 지난달 외교차관 전략대화까지 재개되면서 3월 양국이 합의한 모든 정부 간 협의체가 100% 복원됐다”고 평가했다.
기시다 총리는 “중동 정세를 비롯해 세계 정세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에서의 자국민 출국과 관련해 일본과 한국이 긴밀한 협력을 이룬 것은 굉장히 마음 든든한 일”이라고 화답했다. 지난달 우리 정부가 군 수송기로 이스라엘 교민을 대피시킬 때 일본인들을 무상으로 태웠고, 이어 일본이 한국 교민들을 수송기로 이송한 상황을 평가한 것이다. 또 “그간 윤 대통령과 함께 정치, 안전보장,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추진해왔다”며 “더욱 정진시키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양 정상의 훈훈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기시다 총리가 교통 체증으로 회담장에 늦게 도착해 “늦어서 미안하다”고 거듭 사과하자 윤 대통령은 "괜찮다"고 만류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일 미래 세대의 유학, 인턴십, 취업 등 교류 확대를 위해 당국 간 의사소통을 계속해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IPEF 참석...핵심광물 대화체, 인적 네트워크 추진에 합의
윤 대통령이 참석한 IPEF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은 핵심광물 대화체 출범과 IPEF 네트워크 추진에 합의했다. IPEF 핵심광물 대화체는 첨단산업 제품에 투입되는 주요 광물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것이다. 중국산 핵심광물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의도가 담겼다. 윤 대통령이 제안한 IPEF 네트워크는 역내 인적 교류 활성화를 강화하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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