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행복한 눈물

입력
2023.11.15 04:30
25면
0 0
2008년 2월 서울 가회동 서미갤러리에서 로이 릭턴스타인의 '행복한 눈물'이 공개됐다. 연합뉴스

2008년 2월 서울 가회동 서미갤러리에서 로이 릭턴스타인의 '행복한 눈물'이 공개됐다. 연합뉴스

미국 팝 아티스트 로이 릭턴스타인의 작품 '행복한 눈물'을 봤을 때 건성안으로 고생하고 있는 환자들도 눈물이 잘 나면 그것 또한 행복한 눈물이겠구나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건성안은 눈물이 잘 만들어지지 않거나 눈물의 성분에 이상이 생기거나 구조적 문제로 인해 눈물이 빨리 증발해서 안구 표면의 항상성이 깨지는 것이다. 눈은 매우 특별한 기관이다. 각막은 투명성을 유지해야 하고 결막은 면역 반응이 활발히 이뤄지는 점막 조직이다.

그리고 눈에는 6개의 근육이 있어서 쉬지 않고 움직인다. 투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생성된 눈물을 눈꺼풀이 깜박이면서 안구 표면에 고르게 분포하게 한다. 눈물은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시켜 면역 반응을 돕고 안구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만든다. 따라서 안구 표면의 항상성이 깨지면 투명성이 떨어지면서 시력이 떨어지고 안구 표면에 상처를 줘서 통증이 생긴다.

각막의 신경 밀도가 우리 몸에서 가장 높다는 사실은 건성안 때문에 안구 표면의 항상성이 깨질 때 눈이 얼마나 예민해질까 상상이 간다. 눈물이 건강하려면 물 성분을 만들어낸 눈물샘, 지방 성분이 배출되는 마이봄샘, 점액 성분을 만들어내는 결막의 술잔 세포가 모두 제 역할을 잘 해주어야 한다. 어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건성안이 된다. 따라서 건성안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원인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눈물을 구성하는 샘들의 기능을 향상시키거나 보충해주는 다양한 치료법과 약제가 있다.

물론 각 환자에게 맞는 치료와 약물을 처방받기 위해서는 안과 의사를 만나야 한다. 최근 대한안과학회에서 시행한 건성안 관련 대중 인식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젊은 세대일수록 건성안에 대해 전문 치료를 꼭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건성안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 된다. 따라서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안구건조증 치료에 일차적으로 많이 쓰이는 인공 눈물도 성분, 농도, 점도, 삼투압 농도 등이 다양하므로 환자 상태에 맞게끔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다양한 성분과 농도에 따라 환자가 느끼는 편안감 또는 불편감이 다를 수도 있다.

릭턴스타인의 또 다른 그림인 '공을 들고 있는 소녀'의 눈에도 눈물이 고여 있다. 이 소녀는 야외 활동 중이다. 바깥에서 활동을 할 때 바람이 조금이라도 불면 눈물이 나고 눈에 고여 고생하는 환자들도 있다. 이 또한 건성안의 다른 증상인 경우가 많다. 건성안으로 눈이 예민해져서 조그마한 자극에도 눈물이 고이거나 눈물이 원활하게 나가지 못해 고인다. 흔하지만 복잡한 건성안이라서 치료하기 힘들다고 느끼는 환자가 많겠지만 안과 의사와 함께 행복한 눈물을 만들면 안과 의사들도 함께 행복해질 것 같다.



조경진 단국대 안과전문의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