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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가 이긴 미국 자동차 파업, '노조 없는' 현대차 임금도 밀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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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가 이긴 미국 자동차 파업, '노조 없는' 현대차 임금도 밀어 올렸다

입력
2023.11.14 14:46
수정
2023.11.1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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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국 법인 "2028년까지 25% 인상"
UAW 파업 합의 여파... 도요타·혼다도 인상

현대차 미국법인은 13일(현지시간) 미국 공장 생산직 근로자들의 임금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AP 연합뉴스

현대차 미국법인은 13일(현지시간) 미국 공장 생산직 근로자들의 임금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AP 연합뉴스


현대차가 미국 공장 생산직 노동자들의 임금을 인상하겠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일본계인 도요타와 혼다가 차례로 임금 인상을 발표한 데 이어서다. 한 달 반 동안 이어진 제너럴모터스(GM)·포드·스텔란티스 등 미국 완성차 3사 소속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파업이 최근 노조의 승리로 끝난 이후, UAW와 관련이 없는 업체들도 잇따라 임금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 미국 법인은 앨라배마주 공장에 근무하는 생산직 약 4,000명과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공장에 채용된 이들의 시간당 임금을 2028년까지 25%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임금부터 지난해보다 14%가량 오른다. "최고 인재를 채용하고 보유하기 위해 임금 구조를 개선하고 있다"고 현대차 측은 설명했다.

도요타도 이달 초 공장과 물류창고 노동자들의 내년도 임금을 9% 올리기로 했다. 통상 도요타는 봄과 가을 두 차례 임금 인상 여부를 정하는데, 임금 인상을 깜짝 발표한 것이다. 혼다 역시 내년 1월부터 임금을 11% 올린다고 밝혔다.

임금 줄인상은 GM 등 3사가 향후 4년간 임금을 약 25% 올리기로 UAW와 합의했을 때부터 예견됐다. 현대차, 도요타, 혼다의 미국 공장 직원들은 UAW 소속이 아니지만, 이들의 동요와 인력 유출 등을 막으려면 "우리도 임금과 복지를 개선해 달라"는 요구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강현 현대차 부사장은 지난달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미국은 완전고용 상태라 노동자들과의 임금 협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업계는 사측의 선제적인 임금 인상으로 현대차 등의 노조 결성은 어려워지게 됐다고 본다. 노조를 조직할 필요성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UAW는 최근 3사 파업을 성공적으로 끝낸 뒤 테슬라와 도요타 등 외국 자동차 업체에 노조를 만드는 것을 다음 목표로 내세웠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힘을 실었다. AP통신은 "노동 전문가들은 (현대차 등의) 이번 임금 인상이 부분적으로는 UAW의 노조 결성 움직임을 좌절시키려는 의도도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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