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돈봉투 사건 핵심 인물
금품 살포의혹 당시 상황 진술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의혹의 핵심 인물인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 법정에서 '윤관석 의원이 돈봉투를 살포하자고 제안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정당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 전 감사는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부장 김정곤 김미경 허경무)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민주당 의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하게 된 경위를 증언했다. 강 전 감사는 2021년 5월 열렸던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당내 돈봉투를 살포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강 전 감사는 이날 돈봉투 살포를 처음 제안한 인물로 윤관석 의원을 지목했다. 그는 "2021년 4월 24일 윤 의원으로부터 '우리 쪽 상황이 좀 불안정하지 않냐, 들리는 소문으로 홍영표(당대표 선거 출마자) 캠프에서 돈봉투를 돌린다고 하는데 우리도 대책을 마련하자'는 말을 들은 적이 있냐"는 검찰 질문에 "통화는 그렇게 한 걸로 기억한다"고 증언했다. 이어 검찰이 "당대표 경선 당시 송영길 캠프에서 국회의원에게 돈봉투를 주자고 최초로 말한 사람이 윤관석이 맞냐"고 묻자 "맞다"고 답했다.
강 전 감사는 '돈봉투를 뿌린다'는 말의 의미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검찰이 "(그런 행위를) 윤관석에게 처음 듣고 알게 된 것이냐"고 묻자 그는 "돈을 뿌려서 표를 산다는 경우는 접하기 좀 어렵다"며 "어느 정도 위치가 있으신 분들이 모임을 할 때 밥값 정도 줬던 그런 의례적인 일들은 사실 비일비재했다"라고 말했다. 또 "기획회의(송영길 지지모임)에서 윤 의원이 '홍영표 캠프에선 의원들에게 300만 원씩 뿌린다'고 말한 걸 들은 사실이 있냐"는 질문에도 "들었다"고 답했다.
이날 재판에선 돈 봉투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민주당 의원들의 실명이 추가로 언급됐다. 검찰은 두 번째 돈 봉투 살포 시점을 2021년 4월 29일로 지목하며 "증인은 당시 윤관석 의원이 (봉투를 받은) 의원을 여러명 말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는데, 윤재갑·이용빈·박영순·이성만·허종식·임종성·김영호 등 7명 정도가 맞냐"고 물었다. 이에 강 전 감사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나고 의원 여러 명에 대해 얘기를 주고받은 기억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녹취록에서 촉발된 돈 봉투 사건 수사 범위는 재판이 진행되면서 점차 확대되는 모양새다. 검찰은 앞서 별도의 알선수재 사건으로 이 전 사무부총장을 수사하던 중, 송 전 대표 지지 세력과의 통화가 담긴 이른바 '이정근 녹취록'을 제출받았다. 해당 녹취록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돈 봉투를 건네받은 것으로 지목된 민주당 의원들의 실명이 거론됐다.
다만 당시 송 전 대표의 경쟁자였던 홍영표 의원(당대표 선거 2위 낙선)의 경우, 이날 증언에서 언급된 소문 이상의 구체적 단서가 나오지 않은 만큼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하기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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