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방송된 단막극 ‘폭염주의보’
KBS 드라마 스페셜 2023 다섯 번째 단막극 ‘폭염주의보’가 2002년 뜨거운 사춘기를 맞은 아이들의 성장통으로 안방극장에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안겼다.
지난 11일 방송된 KBS 드라마 스페셜 2023 다섯 번째 단막극 ‘폭염주의보’는 2002년 뜨거운 사춘기의 기록이 담긴 작품으로 그때 그 시절 사춘기를 보낸 이들에겐 추억을, 겪어보지 않은 이들에겐 새로운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이 작품은 사춘기 소년, 소녀의 조금 특별한 성장통을 담은 이야기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 모았다.
2002년 이준(문우진)은 아빠(허동원)의 사업에 문제가 생겨 뜨거운 여름 날씨 대구에 있는 큰아버지(정희태) 집에서 지내게 됐다. 이준은 큰어머니(김지성) 눈치를 볼 뿐만 아니라 전학 간 학교에서 아이들이 서울말로 놀려대는 것도 힘들어했고, 안양에서 농구부였던 만큼 제일 좋아하는 농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답답함을 꾹 눌러 담고 지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준은 이내 시내 피시방으로 향했고, 여름(박서경)과 말다툼이 벌어지면서 서로 말 걸지 말자는 등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다음날 이준과 여름은 주번으로 묶이게 되고 게시판 환경미화까지 맡게 되면서 끝까지 티격태격하다 여름의 신체적 변화가 시작됐음을 알게 됐다. 자신도 처음 겪는 상황에 당황한 여름은 화장실에서 치마에 묻은 피를 필사적으로 지우고, 이준은 여름을 배려해 체육복을 건네주면서 사춘기를 맞이한 아이들의 풋풋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런가 하면 이준은 수준급 농구 실력으로 옆 반 농구 에이스였던 지욱(최현진)의 심기를 건드려 몸싸움까지 벌였고, 보호자로 학교를 찾은 큰엄마로부터 한 소리를 듣자 “나는 뭐 여기서 살고 싶은 줄 알아요? 빨리 돌아가서 농구해야 된다고요. 엄마 죽기 전에 약속했단 말이에요. 전국대회 나가서 우승하기로”라고 그동안 참아왔던 울분을 터트려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안양에 빨리 돌아가기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준은 점점 활기를 잃었고, 어쩌다 이준의 비밀을 알고 있던 여름은 교장 선생님(김광규)에게 이준의 마음을 대신 전했다. 여름의 도움으로 교장 선생님을 찾아간 이준은 농구부 개설에 열의를 보였다. 이에 교장 선생님은 2002년 월드컵 축제에서 대한민국이 우승하면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해 극적 흥미를 더했다.
이후 이준은 농구부를 개설하기 위해 지욱을 설득, 실패하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대구 날씨에도 두 사람은 농구 대결을 했고, 끝내 이준은 열사병으로 쓰러지게 됐다. 병원에서 대한민국이 2002년 월드컵 축구가 4강에 진출한 소식을 접한 이준은 농구부 개설에 조금 가까워진 것을 느꼈고, 지욱과 또 한 번 설득하고자 농구 대결을 펼치다 서로 자존심을 굽히지 않아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이준과 지욱의 상황을 멀리서 지켜보던 교장 선생님은 조회 시간에 이준의 부탁으로 농구부를 당장 개설할 수는 없지만 대신 농구 코트를 학교에 만들어줬고, 이에 지욱은 이준에게 농구부 입단 희망 서명서를 아이들에게 대신 받아오면서 이준과의 오해를 풀었다. 어느덧 하나의 친구로 성장한 이준과 여름 지욱은 서로를 응원하며 마음이 절로 따뜻해지는 엔딩을 장식했다.
‘폭염주의보’는 질풍노도 시기에 남들에게는 사소하게 보일 수 있는 일들이 사춘기 소년, 소녀들에겐 크게 와닿는 상황을 섬세하게 풀어낸 연출과 캐릭터의 서사를 묵직하게 표현한 배우들의 연기 시너지가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2002년도의 대구의 배경을 살려 재미를 더했다.
한편 오는 18일에는 여섯 번째 단막극 ‘마님은 왜 마당쇠에게 고기를 주었나’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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