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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방에 뿌린 ‘빈대 살충제’ 탓에 사망한 영국인 부부…“5년 만에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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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방에 뿌린 ‘빈대 살충제’ 탓에 사망한 영국인 부부…“5년 만에 규명”

입력
2023.11.11 14:56
수정
2023.11.1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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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이집트서 영국인 부부 사망
'디클로로메탄' 훈증 사용이 문제
한국서는 살충제로 사용 금지

빈대 이미지. 로이터 연합뉴스

빈대 이미지. 로이터 연합뉴스

2018년 이집트의 한 호텔에서 영국인 부부가 당시 옆 객실에 뿌린 빈대 방역 살충제를 흡입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호텔은 살충제를 희석하기 위해 '디클로로메탄'이라는 유독 화학 물질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디클로로메탄은 국내 빈대 방역에는 쓰이지 않는다.

10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이날 영국 랭커셔주(州)의 제임스 아델리 수석검시관은 2018년 이집트에서 사망한 영국인 존 쿠퍼(당시 69세)와 수잔(63) 부부의 사인이 빈대 방역으로 인한 독성물질 흡입이라고 발표했다. 쿠퍼 부부는 2018년 8월 이집트 홍해주 후르가다시(市)의 ‘슈타이겐베르거 아쿠아 매직’ 호텔에서 숙박한 후 다음날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호텔 측은 쿠퍼 부부가 머물던 객실 바로 옆 객실에서 빈대 방역을 하고 있었다. 두 객실은 완전히 분리되지 않고 서로 문 하나로 연결돼있지만, 평소에는 문이 잠겨 있어 서로 다른 투숙객이 머물 수 있는 구조다. 호텔 측은 ‘람다(Lambda)’라는 이름의 살충제를 훈증(살충제를 가스 상태로 살포)했는데, 살충제 가스가 쿠퍼 부부의 객실로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두 객실 사이 문을 테이프로 밀봉해놨다.

그러나 조사 결과 테이프 밀봉은 적절히 이뤄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호텔 측이 살충제를 희석시키기 위해 사용한 ‘디클로로메탄’이라는 화학물질이 문제가 됐다. 이 물질은 인체에 흡입될 경우 혈액에 일산화탄소 대사물을 발생시켜 저산소증을 유발시킨다. 영국 검시관은 쿠퍼 부부가 디클로로메탄이 포함된 증기를 마신 후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다만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한국에서는 살충제에 디클로로메탄을 사용하고 있지 않으며, 훈증 방식을 활용한 방역 방식도 거주자 편의를 고려해 1980년대 이후 잘 활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현재 방역 당국에서 활용하는 살포 방식은 살충제를 작은 액체 알갱이로 분사하는 것으로 훈증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도 "디클로로메탄은 살충제 성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살충제 보조 성분으로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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