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바탕으로 한 작품 '소년들'
유준상 "정지영, 사회문제에 대한 탐구와 노력을 항상 하시는 감독님"
재미와 의미를 모두 갖춘 작품들은 대중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선사하곤 한다. '소년들'도 그중 하나다. 연출을 맡은 정지영 감독은 앞서 '부러진 화살'과 '블랙머니'를 선보이기도 했다.
'소년들'은 지방 소읍의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과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형사,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설경구 유준상 진경 허성태 염혜란 등 탄탄한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이 주연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이 영화는 1999년 삼례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을 모티브로 하는 실화극이다. 작품 속 세 명의 소년은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이들의 자백으로 명료하게 진실이 드러난 듯 보였던 사건과 관련해 황준철(설경구)은 의문스러운 부분을 찾아낸다. 그는 소년들의 억울함을 밝혀주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작품에는 황준철 외에도 소년들을 돕는 몇 명의 어른들이 등장한다. 슈퍼 살인사건 피해자 딸 윤미숙(진경), 변호사(한수연) 등이다. 정의로운 어른들의 도움 속에서 소년들(김동영 유수빈 김경호)은 억울함을 알리고 누명을 벗는다.
작품은 관객들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법과 정의에 대해 말하고 소년들이 사회의 편견 속에 힘든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러한 사건은 다시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정 감독은 "우리 주변엔 아직도 잘못된 수사와 잘못된 판결로 인해 여전히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 '소년들'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이 세상 또 다른 소년들의 고통을 함께 느끼고 공감했으면 좋겠다"고 전한 바 있다.
연출을 맡은 그는 이전에도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2007년의 석궁 테러 사건 을 다룬 '부러진 화살', 2003년의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블랙머니' 등이다. 정 감독의 영화는 사회가 가진 어두운 면을 조명하고 그 안의 사람들이 잊히지 않도록 만든다. 물론 영화가 더욱 많은 이들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서는 대중성도 중요하다. 정 감독은 '소년들'에서 그러했듯 '부러진 화살' '블랙머니'에도 인기 배우들을 캐스팅하며 국민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부러진 화살'에는 안성기가, '블랙머니'에는 조진웅 이하늬가 출연했다. 두 작품은 각각 346만, 248만 관객을 동원했다.
정 감독의 책임감은 배우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안기곤 했다. '소년들'에 출연한 유준상은 그와 관련해 "사회문제에 대한 탐구와 노력을 항상 하시는 감독님이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그는 재미를 넘어 의미까지 담아낸 실화극을 선보이며 창작자로서의 책임감을 보여주곤 했다. 때로는 사건에 얽힌 당사자에게도 깊은 울림을 안기는 모양새다. 정 감독은 "'소년들'은 시사회 이후 실제 소년들 중 한 친구가 감사하다며 꽃다발을 보내와 가슴이 뭉클했다"고 밝혔다.
물론 영화가 우리가 뉴스로 접해왔던 여러 문제들을 직접적으로 해결하긴 어렵다. 그러나 대중의 관심을 유도하고 사회가 조금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힘을 더할 순 있다. 정 감독은 창작자로서 이러한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기에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중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