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경고 파업 10일 오후 6시 종료
제1노조 주도로 이틀째 결의대회
한노총 불참에 "명분 찾기 주력" 예상도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의 경고파업이 종료된 10일 퇴근시간대 주요 역의 혼잡은 다소 완화됐다. 일부 노조 이탈에도 민주노총 산하 공사노조(제1노조)는 재차 수능(16일) 이후 전면 파업을 예고했고, 서울시와 공사 측도 물러서지 않으며 이틀째 '강대강'으로 맞섰다. 이날 양측 간 공식 만남도 없어, 시한을 정해두고 상대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공사와의 단체교섭 결렬 이후 9일 오전 9시부터 파업에 돌입했던 노조는 10일 오후 6시 파업을 종료했다. 시한부 파업을 주도한 공사노조도 업무에 복귀했다. 이번 파업에 한국노총 산하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제2노조)와 올바른노조(제3노조)는 불참했다.
전날 퇴근길 열차 운행이 차질을 빚어 주요 역이 극심하게 붐볐던 것과 달리 이날은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공사에 따르면 이날 운행률은 평소 대비 75.4%(10일 15시 기준)였다. 공사 관계자는 "(파업이 끝난) 6시 이후로는 100% 회복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파업은 끝났지만, 2차 파업의 불씨는 남았다. 파업을 주도하는 공사노조는 이날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역 광장에서 '총파업 투쟁 승리 2일 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5,000여 명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명순필 공사노조위원장은 "서울시와 공사는 다른 노조를 이용해 공동체 분열을 조장하는 오판을 저질렀다"며 "1차 시한부 경고 파업(9일 9시~10일 18시) 이후에도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수능 이후 2차 전면 파업에 들어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시와 공사 측이 협상 내용을 전격 공개한 것을 문제 삼고, 한국노총 산하 서울교통공사 통합노조(제2노조)의 파업 불참도 시와 공사 탓으로 돌린 셈이다. 앞서 사측의 전체 정원(1만6,367명) 중 13.5%(2,212명) 감축안에 노조가 '무리한 감축'이라고 반발했지만, 파업 전날(8일) 노사가 실무진 선에서 채용 인원을 확대하는 합의안을 도출했었다. 그러나 막판 이견으로 결렬됐고, 이 때문에 합의안에 대체로 공감했던 제2노조가 파업에 불참했다. 통합노조 관계자는 "서로 양보할 건 양보했다고 판단했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했다.
노조의 압박에도 서울시와 공사는 꿈쩍도 안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파업을 즉시 철회하고, 지하철이 정상적으로 운행될 수 있도록 업무 현장에 복귀해 달라"고 요구했다. 서울교통공사 측도 “아직 추가 교섭 일정은 잡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양측은 "지속적으로 협상에 임할 것"(서울시), "여전히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화와 협상에 진지하게 임할 준비가 돼 있다"(노조)며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노조가 16일 이후 전면파업을 예고했지만, 양측이 여론의 눈치를 보다 결국 서로 양보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지난해에도 파업 시작 하루 만에, 악화한 여론을 의식한 노사가 한발씩 물러서며 파업이 종료된 바 있다.
일부 노조의 불참으로 파업의 명분과 동력이 약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경고 파업으로 인한 시민 불만 고조, 일부 노조원들의 근로시간 면제(타임오프) 악용 문제, 공사 내부 익명게시판에 파업 정당성을 따져 묻는 글이 올라오는 등 예전과 다른 분위기 등도 부담이다. 제1노조가 전면 파업을 수능 이후 미룬 것도 여론을 의식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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