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
제주 4·3의 비극을 그린 장편소설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에 선정됐다. 한국 작가의 작품으로서는 처음이다. 이 상은 콩쿠르상, 르노도상, 페미나상과 함께 프랑스의 4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9일(현지시간) 메디치 문학상 심사위원단은 프랑스 파리의 레스토랑 메디테라네에서 최종 후보 9편 중 '작별하지 않는다'와 포르투갈 작가 리디아 조르즈의 '연민'을 공동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한강 작가는 2017년 장편소설 '희랍어 시간'에 이어 두 번째로 동 문학상 최종 후보에 올라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1958년 제정된 메디치상은 신선하고 실험적인 작품에 주어지는 젊은 문학상으로 불린다. 1970년 신설된 외국문학상의 주요 수상자로는 밀란 쿤데라, 움베르토 에코, 폴 오스터, 오르한 파묵 등 세계적 거장들이 있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한강이 소설 '채식주의자'로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 수상(2016) 이후인 2021년 펴낸 장편소설이다. 제주 4·3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출간 당시 한강 작가는 이 소설에 대해 "제주 4·3사건에 관한 소설이기도, 죽음에서 삶으로 가는 소설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어떤 것도 종결하지 않겠다는 각오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사랑이든 애도든 끌어안고 계속 나아가겠다는 결의"라는 마음을 전했다.
프랑스에서는 최경란·피에르 비지우의 번역으로 지난 9월 그라세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불어판 제목은 '불가능한 작별'(Impossibles adieux)이다. "첫 페이지에서부터 꿈과 현실 사이의 연속체를, 독특하고 신빙성 있는 정신적 공간을 창조해내고 있다"(프랑스 일간지 르몽드) 등 현지 언론과 문단의 호평을 받아, 지난 6일 결과가 발표된 페미나 외국문학상 최종 후보에도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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