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곳에 쓰니 수입 늘어"… 11년째 선행
매년 11월 울산 효문동 주민센터에 익명으로 기부금을 전달해온 ‘11월의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나타났다. 11년째 선행이다.
9일 울산 북구에 따르면 사흘 전인 6일 오후 4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효문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복지담당자를 찾았다. 직원은 민원인으로 생각하고 내부 상담실로 안내했으나 그는 밖에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복지담당자와 함께 밖으로 나온 남성은 “해마다 11월에 오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수표 1장을 내밀었다. 수표에는 2,000만 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지난해보다 두 배 많은 금액이다. 기부자는 “올해는 벌이가 더 괜찮아져서 작년보다 금액이 좀 늘었다. 돈을 이렇게 좋은 곳에 쓰니 더 잘 벌게 되는 것 같다”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필요한 곳에 잘 써 달라”고 말했다. 담당자가 “세금 혜택을 받으시려면 인적사항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그는 “필요하지 않다”며 돌아섰다.
효문동 기부 천사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기부를 위해 매월 적금을 붓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부터 매년 11월 행정복지센터에 전기담요와 같은 생활용품과 상품권 등을 놓고 가는 등 지금까지 기부액은 1억 원에 이른다.
효문동행정복지센터는 기부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정 기탁해 취약계층의 생계비와 의료비 등으로 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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