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업체가 들러리" 짬짜미 녹취파일 확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및 정부 발주 사업에서 대규모 건설사업관리 용역(감리) 입찰 담합이 있었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다른 업체들의 가담 정황을 발견해 추가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로써 강제수사 대상이 된 업체만 16곳으로 늘어났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용성진)는 9일 서울 강남 소재 건축사사무소 3곳 등 총 5개 감리업체 사무실에서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8월 검찰이 11개 건축사사무소 사무실과 임직원의 주거지 등을 같은 혐의로 압수수색한지 2개월 여 만이다.
이들 업체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LH 및 조달청이 발주한 아파트 건설공사의 감리 용역 입찰에서 순번과 낙찰자를 사전에 합의하는 등 입찰 담합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전체 담합 규모(용역 낙찰 금액 합계)만 수천억 원대로 추정된다. 이들 업체 상당수는 LH 출신의 전관이 재직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8월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증거물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입찰 짬짜미 정황이 담긴 녹취파일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파일에는 "이번엔 어느 업체가 들러리"라는 여러 업체 관계자 육성이 생생히 담겼다. 실제로 이들은 '컨소시엄' 형태의 모임을 꾸려 낙찰 순번을 정했고, 나머지 업체은 고의로 기술제안서를 부실하게 작성하는 방식으로 낮은 정성평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런 짬짜미가 부실 감리로 이어졌고, 부실한 감리는 철근 누락 등 부실 공사를 막지 못했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올 4월 담합에 참여한 업체의 자진신고로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카르텔 형벌감면제도(리니언시)를 도입해, 담합에 가담한 업체가 가장 먼저 자진 신고할 경우 형벌을 감면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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