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두 번의 KS... 동지에서 적으로 만난 광주일고 선후배
알림

두 번의 KS... 동지에서 적으로 만난 광주일고 선후배

입력
2023.11.08 15:50
수정
2023.11.08 15:58
21면
0 0

이강철 KT 감독, 염경엽 LG 감독의 고교 2년 선배
2014년엔 '염 감독·이 코치' 조합으로 넥센 준우승
올해 KS 무대서는 적으로 재회

이강철(왼쪽) KT 감독과 염경엽 LG 감독이 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강철(왼쪽) KT 감독과 염경엽 LG 감독이 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염경엽 LG 감독과 이강철 KT 감독의 깊은 인연이 두 팀의 한국시리즈에 재미를 더하고 있다. 고교 동문인 두 감독은 프로를 거쳐 지도자의 길로 들어선 현재까지 때로는 동지로, 때로는 적으로 만나며 묘한 연을 이어오고 있다.

염 감독과 이 감독은 광주일고 선후배 사이다. 이 감독이 3학년 때 염 감독은 신입생이었다. 고교시절 동고동락했던 동문이지만 프로 입성 후에는 적으로 마주해야 했다. 이 감독이 광주에 연고를 둔 해태에 입단한 반면 염 감독은 고향을 떠나 태평양과 현대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현역 시절엔 이 감독이 단연 돋보였다. 리그 최고 잠수함 투수로 승승장구하며 ‘10년 연속 10승’ 등 굵직한 기록을 세웠다. 반면 염 감독은 선수로는 뚜렷한 발자취를 남기지 못했다.

둘이 다시 한솥밥을 먹은 건 지도자의 길에 들어선 후였다. 염 감독은 2013시즌을 앞두고 넥센의 지휘봉을 잡자마자 KIA 코치이던 ‘고교 선배’ 이 감독을 수석코치로 영입했다. 당시만 해도 흔치 않은 '후배 감독-선배 수석코치'였지만, 둘은 최고의 궁합을 선보였다. 약체였던 넥센을 가을야구의 단골손님으로 탈바꿈시켰고, 2014년에는 구단 창단 최초로 정규시즌 2위와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일궈냈다. 그러나 둘의 동행은 4년 만에 끝났다. 염 감독이 2016년 플레이오프에서 LG에 패한 뒤 사령탑에서 물러났고, 얼마 뒤 이 감독도 두산으로 떠났다.

염 감독이 한동안 프런트(SK단장) 활동을 하면서 현장에서 마주할 일이 없었던 둘은 2019년 감독으로 경기장에서 재회했다. 염 감독은 SK, 이 감독은 KT의 사령탑을 맡았다. 사령탑 맞대결에서 먼저 웃은 건 이 감독이다. 이 감독은 2021년 통합우승을 일궈내며 '스타 출신 감독'의 성공시대를 열었다. 반면 염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이후 꾸준히 가을야구를 노크했지만 아직까지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30년 넘은 두 감독의 묘한 인연은 결국 올해 한국시리즈까지 이어졌다.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아는 만큼 만감이 교차한다. 염 감독은 지난 6일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사적인 자리에서는 강철이 형인데…”라며 웃은 뒤 “이렇게 한국시리즈에서 만나 기분이 좋다. 문제는 나에 대해 너무 잘 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 껄끄럽다. 그래도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전했다.

이 감독도 “한국시리즈에 올라오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가 염 감독과 꼭 최고의 무대에서 경기를 치르고 싶어서였다”며 “(넥센 시절) 수석코치로 염 감독과 함께하면서 정말 깐깐한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코치로 함께한 4년의 시간이 나에게 엄청난 결과물을 가져다준 것 같다”고 염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박주희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