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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샌프란시스코서 미국 기업인들 상대로 '투자 호소' 연설한다

입력
2023.11.0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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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기간 중 미 기업 대표들과 만찬 회동"
탈중국 행보 가속화하는 서방 기업 '붙잡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월 2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경절 리셉션에 참석해 건배를 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월 2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경절 리셉션에 참석해 건배를 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1~1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미국 기업인들과 만찬 회동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 기업들의 탈(脫)중국 움직임이 가속화하자, 시 주석이 직접 나서 미국 기업인들에게 대(對)중국 투자를 호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중 양국에서 APEC 정상회의를 담당하는 두 기관이 최근 상대방 측에 만찬 행사 초청장을 보냈는데, 여기엔 중국 최고위 지도자를 포함한 장관급 대표단이 미국 기업인들을 만날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통신은 "중국 대표단 일원이 만찬 중 연설을 할 예정이며, 연설자는 시 주석일 것"이라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같은 취지로 보도하면서 "만찬 회동은 15일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행사는 아시아소사이어티와 미국상공회의소 등이 공동 후원하고, 참석 비용은 2,000달러(약 260만 원) 수준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팀 쿡 애플 CEO,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자 급속도 유출... 투자자 달래기 행보

시 주석이 해외에서 기업인들을 직접 만나 연설하는 건 보기 드문 장면이다. 중국에 점차 등을 돌리고 있는 서방 기업들을 붙잡으려는 제스처로 풀이된다. 중국은 지난 7월 시행된 반(反)간첩법 등을 동원해 중국 내에서 활동하는 미국·유럽 기업들에 대한 감시·통제를 강화했다. 미중 간 지정학적 긴장 상승과 더불어 중장기적 경기 침체까지 예고돼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월 7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재닛 옐런(왼쪽) 미국 재무장관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창(오른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옐런 장관은 9, 1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지난 7월 7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재닛 옐런(왼쪽) 미국 재무장관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창(오른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옐런 장관은 9, 1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실제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중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측정 지표 중 하나인 직접투자부채가 올해 3분기에 118억 달러(약 15조3,00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1998년 외환관리국의 자료 집계 시작 이후 첫 마이너스 실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차이나런'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 중임을 보여주는 신호였다. SCMP는 "중국 내 사업 지속에 대해 점점 긴장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진정시키는 게 시 주석의 이번 행사 참가 목표일 것"이라고 짚었다.

미 "공급망 다양화 필수"... 대중 의존도 낮추기 계속

중국 정부는 이날까지도 시 주석의 APEC 정상회의 참석 여부를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시 주석의 방미는 확정적인 상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8일 미국 고위 관리를 인용해 "미중 양국이 시 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15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도 지난달 미국 방문 때 미중 정상회담 의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9, 10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시 주석의 '경제 책사'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의 회담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두 사람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간 공급망 경쟁에 대한 의견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옐런 장관은 허 부총리 회동에 앞서 지난 6일 미국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을 통해 "공급망 다양화는 필수적이지만, 미중의 디커플링(관계 단절)은 경제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허 부총리에게 중국의 불공정한 경제 관행에 대한 엄중한 우려를 전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불필요한 경쟁은 자제하겠지만, 주요 공급망 시장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동맹과의 노력은 계속할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됐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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