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옥 중 이란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
외부 치료받으려 하자 교도소 "히잡 써라"
이란에서 성평등과 인권 증진 운동을 하다 수감된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나르게스 모하마디(51)가 옥중 단식을 시작했다. 심장 질환으로 외부 의료기관 치료가 시급한 상황에서 교정 당국이 "히잡을 써야 나갈 수 있다"고 강요했기 때문이다.
모하마디 가족은 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모하마디가 수감자에 대한 히잡 착용 강요 등 교도소의 부당한 조치에 항의하는 의미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모하마디는 반정부 시위를 지원한 혐의 등으로 2021년 징역 12년형을 받고 에빈 교도소에 복역 중이다.
모하마디는 이달 초 심장 기능 저하로 외부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돼 진단을 받았어야 했지만 정부의 지시를 받은 교도소장이 "히잡을 쓰지 않으면 병원에 보내 줄 수 없다"며 모하마디의 병원행을 막았다. 모하마디는 여성 억압의 상징인 히잡을 쓰느니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맞서며 곡기를 끊었다. 노벨평화상 심사 기관인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모하마디의 건강을 우려하며 "여성 재소자가 병원 치료를 받기 위해 반드시 히잡을 써야 한다는 건 비인간적이고 비도덕적인 처사"라고 이란 정부를 비판했다.
모하마디는 이란 신정 정부의 여성 탄압에 맞서 싸워 온 공로로 지난달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지난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를 추모하는 전국적 시위가 열렸을 때도 교도소 안에서 히잡을 불에 태우며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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