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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전북대병원 물고사리 멸종위기 대책도 없는데…'내년 착공'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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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전북대병원 물고사리 멸종위기 대책도 없는데…'내년 착공' 발표

입력
2023.11.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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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사리' 자생지 보존대책
검토 없이 제 멋대로 추진
환경부·환경단체는 뭐하나
결론 정해 놓고 사업 추진 지적
전북대병원 "내년 상반기 착공"
환경청 "승인 얻어야 가능" 반박

지난달 12일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가 전북대병원 군산 분원 부지에서 발견된 멸종위기 야생식물 물고사리를 가리키고 있다. 군산=김진영 기자

지난달 12일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가 전북대병원 군산 분원 부지에서 발견된 멸종위기 야생식물 물고사리를 가리키고 있다. 군산=김진영 기자

전북대학교병원이 군산 분원 부지 내 자생하고 있는 환경부 멸종위기 2급 야생식물인 '물고사리'의 처리 방안 검토도 없이 병원 착공 계획부터 발표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전북대병원은 "투트랙 전략일 뿐 결과를 정해놓은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전북지방환경청은 "물고사리 대책이 마련되기 전까진 착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8일 전북대병원과 전북환경청 등에 따르면 군산 분원 내 '물고사리'가 자생 중이라는 본보(10월 11일·16일자 A12면) 보도와 관련해 용역을 실시한 결과 지난달 19~20일 진행된 현장조사에서 물고사리 자생을 확인했다.

전북대병원은 물고사리 자생이 실제 확인됨에 따라 오는 23일까지 보존 방안 등을 담은 소규모 환경영형평가를 완료할 방침이다. 전북대병원의 물고사리 보존 등에 관한 대책이 전북환경청의 승인을 받아야만 효력을 얻게된다. 사정이 이러한데 전북대병원이 물고사리 대책이 수립되기도 전 이미 착공 계획부터 발표, 결론을 정해놓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북대병원은 앞선 6일 보도자료를 통해 "군산전북대학교병원 건립을 위한 시공사 입찰을 이달 9일에 공고하고 내년 상반기에 착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내용에는 "지난달 26일 조달청을 통해 실시설계 기술제안입찰 접수를 완료했고, 이달 9일 예정된 입찰공고를 통해 내년 3월에 시공사를 선정한 후 내년 상반기에 착공할 계획"이라는 구체적 일정까지 담겼다.

전북환경청은 당혹하다는 입장이다. 전북환경청 관계자는 "현장에서 멸종위기 식물 서식이 확인됐기 때문에 야생동식물법에 따라 보존 방안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받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에만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면서 "현재 절차 상 착공에 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하며, 명확한 보존 대책을 수립하지 않을 경우 이행 조치를 요청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북대병원은 멸종위기 식물 보존 대책 수립을 전제로 한 구상이라고 해명했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사업 차질을 막기 위해 계획은 구상대로 진행하되 물고사리 보존 계획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며 "물고사리를 이식하는 방안에 대해 내부 논의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물고사리의 경우 과거와 달리 서식 규모가 크지 않아 현재로선 대체 부지 마련에 대해선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다만 결론을 정해놓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전북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물고사리는 포자 번식을 하기 때문에 외부로 이식하거나 원형 보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물고사리의 생태가 유지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를 하는 한편 환경청과 충분한 협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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