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로 유인해 감금, 폭행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 최주연 기자
돈을 빼앗을 목적으로 중학교 동창을 일부러 불러내 구타하고 감금한 이들이 대법원에서 실형을 확정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강도상해와 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달 18일 확정했다.
A씨는 소년보호시설에서 알게 된 쌍둥이 형제와 공모해, 형제의 중학교 동창생인 피해자를 때리고 돈을 뜯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쌍둥이 형제는 "다음 주에 군대 가는 데 얼굴 한 번 보자, 택시비 내주겠다"며 피해자를 부산의 한 호텔로 유인한 뒤, 속옷만 입은 채로 문신을 보이며 피해자를 위협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피해자에게 "옆에서 통화 내용을 들었는데 왜 말이 많냐"며 수차례 뺨을 때렸고, 피해자가 도망가려 하자 붙잡아 얼굴과 몸통에 폭행을 가했다.
A씨 등은 피해자의 휴대폰을 빼앗아 비밀번호를 알아낸 다음 인터넷뱅킹을 통해 22만 원 상당을 본인들에게 이체하고, 약 100만 원의 소액결제를 하기도 했다. 신고를 막기 위해 면허가 없는 피해자가 오토바이 운전을 하게끔 강요한 혐의, 두 시간가량 피해자를 호텔에 감금한 혐의도 적용됐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휴대폰을 빼앗을 때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할 정도로 폭행하거나 협박하지 않았다"며 강도상해 혐의를 부인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외부인이 출입할 수 없는 호텔 방에서 A씨에게 폭행당했고, 쌍둥이 형제가 함께 있어 반항을 생각할 수조차 없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1·2심 재판부 모두 "피고인들의 죄질이 매우 나쁘고, 진지한 참회나 반성을 하는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며 A씨와 쌍둥이 형제에게 각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형을 확정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