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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째 도주 김길수… 전문가 "출퇴근 시간대 인질극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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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째 도주 김길수… 전문가 "출퇴근 시간대 인질극 가능성"

입력
2023.11.06 17:30
수정
2023.11.06 17:40
0 0

"조용히 숨는 일반 도주와 달라"
강간, 특수상해 등 대인범죄 유형

도주 중인 특수강도범 김길수의 도주 행방. 뉴스1

도주 중인 특수강도범 김길수의 도주 행방. 뉴스1

사흘째 도주 행각을 벌이고 있는 특수강도범 김길수(36)가 시민을 대상으로 인질극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병원 치료 중 도주한 김씨는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과 광진구 뚝섬유원지역 등 서울 한복판에서 잇따라 포착되고 있지만, 번번이 경찰 추적을 피해 가고 있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6일 YTN '뉴스라이더' 인터뷰에서 "도주 경로를 추정하기 위해선 그가 저지를 수 있는 범죄 유형을 먼저 분석해야 한다"며 "김길수는 성범죄와 특수강도 전력이 있는 만큼 사람 사이에 숨어 범죄를 저지르는 대인범죄 유형"이라고 분석했다.

배 교수는 김씨의 이 같은 특성이 그가 주로 낮 시간대, 사람이 붐비는 지역에서 포착되고 있는 이유라고 해석했다. 김씨는 4일 오전 경기 안양시 한림대 병원에서 도주한 후 경기 의정부시와 양주시로 향했다. 택시를 타고 경기 지역으로 간 김씨는 지인과 친동생 등을 만난 후 미용실에서 이발을 하고 환복을 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에는 서울로 이동해 노원구 당고개역 인근 식당과 광진구의 뚝섬유원지역에서 발견됐다. 이어 오후 9시쯤 서초구 고속터미널에서 사라진 후 6일 오후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하다.

배 교수는 "이 유형의 범죄자는 사람 속에 숨어 기회를 포착하는 유형에 가깝다. 김길수의 주 행동시간대는 밤이 아닌 낮"이라며 "이 중에서도 아주 대낮보다는 사람들의 주의력이 떨어지는 낮과 밤이 바뀌는 출퇴근 시간대"라고 예상했다.

인질극으로도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배 교수는 "김씨는 탈주범 중 대인범죄 유형이 가장 걱정되는 유형"이라며 "궁지에 몰렸을 때 은행에 들어간다든지, 지하철에 섞여 있을 경우라면 인질극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가 수도권 일대를 맴도는 점도 특이점으로 꼽혔다. 배 교수는 "보통 도주라고 하면 한 공간에 숨어서 조용히 기다리는데 김길수는 자신을 잠깐씩 노출시키고 있다. 무언가 찾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이어 "문제는 김길수가 왜 뱅뱅 돌고 있느냐가 문제"라며 "밀항 시기를 기다리고 있거나, 도피 자금 형성을 기다리고 있거나 하는 걸 좀 대기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다만 "밀항은 기본적으로 1억5,000만 원 정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범행 도피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도주 중이라고 배 교수는 조심스레 예측했다.

배 교수는 증거 인멸 등을 위해 도주를 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특수강도 편취액으로 봐선 큰 형량이 나올 것 같지 않고, 기소되기 전 도주한 만큼 증거를 인멸해 재판에 유리할 수 있도록 할 가능성도 같이 검토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도주가 사흘째에 접어들며 도주 후 907일 만에 검거됐던 '신창원'처럼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일단 서울을 벗어나면 CCTV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에 지방으로 이동하게 되면 찾기 어렵다"며 "빠른 시간 안에 CCTV를 확인하지 않으면 검거가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이런 도주범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건 PC방, 무인음식점 등이다"라며 "도시 외곽이나 아니면 상업공간과 주거공간의 경계선에서 감시가 덜한 사각지대를 따라 움직이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김길수 수배전단. 법무부 제공

김길수 수배전단. 법무부 제공

앞서 김길수는 9월 11일, 싸게 환전을 해주겠다며 만난 30대 남성으로부터 7억4,000만 원이 넘는 현금을 빼앗아 달아났다가 특수강도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어 지난달 30일 구속된 후 이달 2일 서울구치소로 이송 수감 도중 "경찰서 유치장에서 플라스틱 숟가락 일부를 삼켰다"며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용변을 보겠다고 해 호송관이 수갑을 풀어줬던 사이 화장실 창문을 통해 탈주했다.

법무부 교정본부 서울교정청은 현상금을 1,000만 원으로 올리고 김씨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 김씨의 행적을 아는 시민은 서울구치소(전화 031-596-1513)나 서울교정청(02-2110-8641~4), 교정본부(02-2110-3382~4) 또는 경찰(112)에 신고하면 된다.

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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