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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고수익 환원 필요하다지만… 악질기업 매도해서야

입력
2023.11.07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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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오른쪽) 금융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금융업권협회 회장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종노릇’ ‘갑질’ 언급 이후 정부가 연일 은행을 때리고 있다. 금융당국 수장들은 어제 “역대급 이자수익 증대는 국민 입장에서는 역대급 부담 증대”(김주현 금융위원장) “반도체만큼 다양한 혁신을 한 게 있느냐”(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16일에는 5대 금융지주 회장을 소집했다. 각사는 이날 내놓을 상생금융안을 준비하느라 주말을 꼬박 반납했다고 한다.

당국 압박의 기저에는 은행들이 손쉬운 이자 장사로 막대한 수익을 내면서 돈 잔치를 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국내 은행들은 상반기에 이자수익으로만 사상 최대인 29조4,000억 원을 벌어들였다. 영업을 잘해서 얻은 호실적은 분명 아니다. 그런데도 흥청망청 쓴다. 5대 은행 임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1,006만 원으로 2년 전보다 11.8% 늘었고, 희망퇴직금은 평균 3억5,538만 원에 달한다. 대출 이자를 갚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서민들에게 곱게 비칠 리 없다.

하지만 자본주의에서 돈을 많이 벌었다는 자체만으로 악질 기업으로 매도하는 건 옳지 않다. 현재 고금리 상황은 은행들이 의도적으로 만든 것으로 보기 어렵다. 글로벌 통화 긴축 등 대내외 경제 여건이 시장 금리에 반영된 측면이 강하다. 심지어 최근 예대마진 확대는 금융당국 요구를 따른 결과다. 가계부채 억제를 위해 대출금리는 인상을 유도한 반면 예금금리는 과열 유치를 막기 위해 인상을 억제했다. 그래 놓고 은행들을 ‘공공의 적’으로 몰아세우는 건 앞뒤가 안 맞지 않는가.

은행들의 이자 장사에 불법∙편법적인 측면이 있다면 콕 집어 채찍을 들면 된다. 또 은행들의 사회적 역할이 필요하다면 협조 요청을 하면 될 일이다. “왜 이익을 많이 냈느냐”며 무턱대고 팔을 비틀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 당장은 이익이 늘었다 해도 경기 악화로 향후 연체 증가 우려도 커지는 국면이다. 당국이 지금 압박해야 할 것은 직접적인 취약계층 지원보다 미래 위험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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