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반성 없어, 사회서 영원히 격리"
정유정 "교화돼 새사람 살 기회 달라"
과외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알게 된 또래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살인 등)로 재판에 넘겨진 정유정(23)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6일 부산지법 형사6부(재판장 김태업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유정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분노 해소의 수단으로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살해했고, 누구나 아무런 이유 없이 살해당할 수 있다는 공포심을 줬다”며 이같이 구형하고 10년간의 전자장치 부착과 보호관찰 명령도 청구했다.
재판 내내 정유정 측이 심신미약을 주장한 것에 대해 검찰은 조목조목 반박했다. ①과외 앱으로 살해하기 쉬운 피해자를 물색했고 ②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중학생으로 가장하고 범행도구를 미리 준비했으며 ③적발을 우려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 층 높은 곳에서 내리는 등 너무나도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이어 “잔혹한 범행 수법으로 피해자는 장시간의 계속된 공격에 의해 극심한 고통 속에 사망했다”면서 “우발적 살인을 주장하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명확한 증거가 나오면 어쩔 수 없이 자백하고 거짓말을 반복하는 등 반성의 태도가 없다”고 지적했다.
검찰에 따르면 유족도 엄벌을 바라고 있다. 얼마 전이 피해자의 생일이었는데 유족은 정유정을 마주하는 게 고통스러워 법정에 나오지 못했다. 검찰은 “너무 견디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유족은 앞으로 이런 끔찍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무거운 처벌을 원하고 있다”며 “교화 가능성과 오심 가능성이 없으므로 가석방 여지가 있는 무기징역형이 아닌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하는 사형이 필요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정유정 측은 죄를 인정하면서도 만 2세 때 부모의 이혼, 부친과 조부모의 지속적 폭행 및 학대, 부친의 상견례 때 가족들이 정유정의 존재를 숨기려 한 점, 고교 진학 후 악화한 학교생활 등을 들며 감경을 요청했다. 변호인의 의견 진술 후 정유정은 “유가족에게 죄송하다는 말씀 먼저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중국어와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고, 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준법정신을 갖고 살도록 각고의 노력을 하겠다”며 “교화돼 새사람으로 살아갈 기회를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1심 선고는 오는 24일로 예정돼 있다.
정유정은 5월 26일 오후 5시 41분쯤 중학생으로 가장해 과외 앱에서 알게 된 피해자 집에 찾아가 110여 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낙동강 인근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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