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8일 지명... 최종 리스트 주초 보고될 듯
대법관, 중도 성향, 비서울대 출신 등 막판 검토
윤석열 대통령이 이르면 8일 새 대법원장 후보자를 지명한다. 이균용 전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지 한 달 만이다. 이번에도 '사법 신뢰'와 '개혁'이라는 기준을 바탕으로 보수 성향의 후보군에서 5명의 유력 후보자를 두고 지난 한 달간 검증의 검증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변화와 쇄신을 약속한 이후 처음 발표하는 인사인 만큼 국민의 눈높이에 걸맞은 인선이어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5일 "대통령실이 대한변호사협회의 추천인사와 검증 과정에서 주변으로부터 추천받은 인사들을 조합해 한 달간 고강도 검증을 거치고 있다"며 "아직 대통령에게 복수 후보 리스트가 올라간 것은 아니지만, 주중 이르면 8일 정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윤 대통령과의 코드니 특정 성향이니 하는 억측이 많지만 이번에 지명될 후보자에게 바라는 점은 사법부다운 사법부로 탈바꿈할 수 있는 사람이면 된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검증 거친 조희대·오석준 전 대법관
대통령실은 변협 추천 인사 중 조희대(66·사법연수원 13기) 전 대법관과 오석준(61·연수원 19기) 대법관을 우선 검증 대상에 올려놓았다. 이들은 대법관을 거치면서 한 차례 검증을 거쳤기 때문에 국회 인사청문회에 대한 부담이 적다. 이균용 전 후보자를 지명할 당시에도 두 사람의 이름이 오르내릴 정도로 대통령실 입장에서도 1순위 후보자로 꼽혀왔다. 다만 조 전 대법관은 대법원장 정년(70세) 규정에 따른 임기를 채우지 못한다는 점, 오 대법관은 윤 대통령과의 친분 탓에 대통령실은 이후 검증 대상을 넓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균용 전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이후 대통령실은 이전에 진행한 다른 유력한 후보자들의 검증 보고서까지 원점으로 돌려놓은 채 다시 검증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실은 이 전 후보자 개인 자질은 대법원장으로서 충분했다는 판단은 여전하다면서도 "그러나 변화와 쇄신을 약속한 이후 첫 인사인 만큼 국민의 요구라는 부분에 보다 변화를 주려고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尹 쇄신 행보 이후 김형두·정영환 주목
최근 윤 대통령의 쇄신 행보와 맞물려 김형두(58·연수원 19기)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급부상하는 분위기도 있다. 호남(전북 정읍) 출신인 김 재판관은 중도 성향의 정통 법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문재인 정권이 추진한 '검수완박'에 대해 보수 진영과 같은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우리법연구회·국제인권법연구회·민변 출신 재판관들에 대해 '코드 판결'이라는 보수의 비판에 대해선 "절대 동의할 수 없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정영환(63·연수원 15기)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부상한 이유도 비슷하다. 역대 대법원장이 '서울대 법대' 일색이라는 지적과 정통 법관과 달리 폭넓은 시야가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라 유력한 후보자로 올랐다. 1993년 연세대 출신인 윤관 전 대법원장 이후 31년 동안 비서울대 출신은 대법원장으로 중용되지 않았다. 다만 인사 검증 상황을 잘 아는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홍승면, 이광만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변협이 추천한 후보군들도 여전히 최종 리스트에는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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