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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에 '혁신' 뺏기고 '자객 공천' 우려 여전.... 안일해진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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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에 '혁신' 뺏기고 '자객 공천' 우려 여전.... 안일해진 민주당

입력
2023.11.05 19: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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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혁신안에 "당정관계 재정립부터" 훈수
비명 "강서구 보선 승리 후 혁신·반성 없어"
내일 공식 출범 '친명' 총선기획단 기대 제로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단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단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기각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조용하다. 주류에 대한 불출마·험지 출마를 요구하면서 들썩이고 있는 국민의힘과 대조적이다. 그렇다고 공천을 둘러싼 친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 간 갈등의 불씨가 해소된 것도 아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통합은커녕 혁신 이슈마저 여당에 선점당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도부와 친윤석열계 의원들을 겨냥해 불출마·험지 출마를 요구한 국민의힘의 혁신안을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5일 취재진을 만나 "(국민의힘 혁신위에서) 지금 나오는 얘기들은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개인 의견이고 혁신위의 공식 의견이 아니다"라며 "민주당이 아직까진 특별히 무엇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논평에서도 "친윤 낙하산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서 국민 눈속임에 지나지 않는다"며 "대통령에게 국정기조 전환을 요구하고, 수직적 당정관계를 해소하는 것이 본질적 목표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권에 수직적 당정관계 재정립이라는 훈수를 두면서도 정작 민주당 지도부에선 혁신이나 통합을 위한 시도는 찾아보기 어렵다.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강서구청장 보선 승리 이후 당의 혁신과 반성에 대한 움직임이 더 죽어버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이나 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투자 의혹 등에 대한 반성은 보선 이후 온데간데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당 안팎에선 내년 총선에서 '200석 확보'를 점치는 섣부른 낙관론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이에 김두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은) 통합도 혁신도 민생도 그 어떤 몸부림도 보이지 않고 그저 각자도생에만 몰두하는 것 같다"며 "민주당 200석 압승이 아니라 100석 가능성이 더 높은 구도로 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6일 공식 출범하는 총선기획단도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크다. 친명계 중심으로 꾸려진 터라 당내에선 '친명기획단'이라는 비판이 많다. 앞서 강성 지지층 입맛에 맞는 방안을 발표하고 막을 내린 김은경 혁신위처럼 이 대표나 주류인 친명계와 대립각을 세울 것이라는 기대가 없는 탓이다. 성패를 속단할 수 없어도 지도부와 친윤계를 겨냥한 불출마·험지 출마 요구가 여권에서 나오는 것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오히려 총선기획단이 '혁신'이란 명분으로 원외 친명계 인사들을 비명계 중진 지역구에 '자객 공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한 비명계 의원은 "총선기획단 구성을 보고 혁신 공천에 대한 기대감이 제로(0)로 떨어졌다"며 "이대로 총선을 치르면 큰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연구원 부원장 출신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전대협 출신을 몰아내고 한총련 출신을 집어넣는 것은 혁신이 아니다"라고 빗대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자객 공천은 기우라는 입장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우리는 더 빨리 혁신안을 내놨고 여당은 이제야 막 시작한 단계이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며 "총선기획단에서 기존 혁신안을 살펴보고, 이재명 대표는 현장 행보를 통해 민생을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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