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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 물가 제어 최전선에… 'MB식 처방'도 재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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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 물가 제어 최전선에… 'MB식 처방'도 재등판

입력
2023.11.03 18: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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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소금 등 김장 재료 상승
각 부처 차관, 물가 책임자로
가격 통제, 추후에 확 뛸 수도

3일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배추를 판매하고 있다. 뉴스1

3일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배추를 판매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이달 중순 본격 시작하는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소금 등 김장 재료 가격을 잡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3개월 연속 3%대를 기록하면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물가 상승을 제어하기 위한 최전선에 '김장 물가'가 있는 셈이다.

추석처럼, 김장 물가도 특별 관리

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2023년 김장 재료 수급대책'을 발표했다. 10월 물가가 전년 대비 3.8% 올랐다는 지표 발표와 동시에 나온 대책이다. 물가는 7월 2%대로 떨어졌다가 8월 이후 3개월 내리 3%대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가 특정 시기 물가를 관리하는 건 추석, 설 등 명절 외에 김장철, 피서철 등이 있다. 그만큼 김장 물가가 소비자에게 끼치는 파급력이 크다는 판단이다.

한국물가협회는 지난해 11월 4인 기준 김장 비용이 전통시장 36만 원, 대형마트 47만3,000원이란 통계를 내놓기도 했다. 올해 평균 추석 차례 상 비용인 30만4,000원(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을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김장은 한 번 담그면 수개월 이상 먹는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

올해는 핵심 김장 재료인 배추 가격이 심상치 않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망을 보면 이달 배추 도매가격은 10kg당 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561원보다 43.9% 비싸다. 올해 폭우·폭염으로 썩은 배추가 늘면서 공급이 줄어든 여파다. kg당 대파 가격도 2,700원으로 전년 대비 49.3% 뛴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2일 오후 대전 유성구 홈플러스 유성점에서 서민물가를 점검하고 있다. 뉴스1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2일 오후 대전 유성구 홈플러스 유성점에서 서민물가를 점검하고 있다. 뉴스1


가공식품 인상 조짐에, 정부 긴장

다른 주요 김장 재료인 소금 가격도 상승세다. 농수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굵은소금 5kg 소매가는 1만3,997원으로 전년 1만1,686원과 비교해 19.8% 올랐다.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달 소금 물가 상승률 20.6%와 비슷하다. 소금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전후로 천일염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오름세다.

정부는 가격 안정을 위해 시장에 김장 재료를 풀기로 했다. 배추, 대파 등 농산물 비축물량 1만1,000톤과 천일염 1만 톤을 공급하는 식이다. 정부는 또 이달 중순부터 전남 지역에서 자란 배추가 출하하면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김장 재료를 넘어 가공식품 등 소비자 체감도가 큰 품목의 가격 인상 가능성에도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맥주 등 그동안 정부가 눌러왔던 가공식품 가격이 최근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에 정부는 물가 제어를 위해 전 부처 차관을 '물가안정책임관'으로 지정하고 빵, 과자, 라면, 아이스크림 등 주요 품목 물가 담당자도 두기로 했다.

물가 급등을 겪었던 이명박 정부 시절 등록금, 기름값, 전월세 등 주요 품목 물가를 해당 부처 1급 공무원이 관리하도록 한 '물가 관리 책임실명제'를 연상하게 한다. 당시 관련 1급 공무원이 부여받은 직책명도 물가안정책임관이었다. 다만 인위적인 물가 억제책은 조삼모사라는 지적도 있다. 주요 품목 가격이 당장은 묶이더라도 정부 관리가 뜸해질 때 한꺼번에 뛸 수 있기 때문이다.

세종=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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