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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美 '작은 마당, 높은 장벽' 확대되지 않게 협의 필요" [2023 코라시아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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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美 '작은 마당, 높은 장벽' 확대되지 않게 협의 필요" [2023 코라시아포럼]

입력
2023.11.02 19: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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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대립 속 한미동맹 방향성 토론
신냉전 속 동맹 강화, 기회비용 불가피
미중협력 가능한 한중경협 영역 확보 필요
미중 경쟁서 한반도 비핵화·평화 분리도

“미국의 ‘작은 마당, 높은 장벽(Small Yard with High Fence)’이 정말 특정한 작은 마당에 국한되도록 미국과 협의해 나가고 한중 간 협력을 할 수 있도록 미국, 중국과 협의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 한라룸에서 열린 ‘2023 코라시아 포럼’에서 위성락 전 러시아 대사와 강선주 국립외교원 국제통상경제안보연구부 교수가 미중 경제 패권전쟁 속 한미동맹을 주제로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2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 한라룸에서 열린 ‘2023 코라시아 포럼’에서 위성락 전 러시아 대사와 강선주 국립외교원 국제통상경제안보연구부 교수가 미중 경제 패권전쟁 속 한미동맹을 주제로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2일 미중 패권경쟁 구도에서 이른바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란 외교 기조는 "지속가능한 개념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좁은 마당, 높은 장벽' 전략은 지난해 10월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밝힌 대중견제 핵심 기조로, 국가안보와 직결된 첨단 장비나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제한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위 전 대사는 이날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한국일보‧코리아타임스 주최 '2023 코라시아포럼'에서 '미중 경제패권전쟁 속 한미동맹'을 주제로 강선주 국립외교원 국제통상경제안보연구부 교수와 특별대담을 진행했다.

강 교수는 "많은 국가들이 미중 패권경쟁으로부터 자유롭기를 바랐지만, 그걸 피할 수 없다는 상황이라는 게 안타깝다"며 "미국의 새로운 대외경제 기조가 한미동맹에 어떻게 투영되고 있느냐"라고 질문했다. 이에 위 전 대사는 "미국은 군사 안보와 비교적 유사하게 경제 안보를 중시하고, 이를 동맹의 이슈로 바라본다"며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일부 기술은 미국에 기반하고 있고, 한국 경제가 서방과 깊이 연루돼 있기 때문에 미국이 주문하는 경제 안보 이슈에 부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부응하는) 정도는 어디까지냐, 중국과의 협력 공간은 어느만큼이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중국과 협력하겠다고 밝힌 분야에 한중 경제협력이 포함될 수 있도록 미중 양국과 협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 전 대사는 또 미국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미국이 철퇴를 가하지 않을 한중 경제협력 공간을 정의하고 구축하는 작업이 속도감 있게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안보위협에 북핵 외 중‧러도 들어가고 있어

2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 한라룸에서 열린 ‘2023 코라시아 포럼’에서 위성락(왼쪽) 전 러시아 대사와 강선주 국립외교원 국제통상경제안보연구부 교수가 미중 경제 패권전쟁 속 한미동맹을 주제로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2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 한라룸에서 열린 ‘2023 코라시아 포럼’에서 위성락(왼쪽) 전 러시아 대사와 강선주 국립외교원 국제통상경제안보연구부 교수가 미중 경제 패권전쟁 속 한미동맹을 주제로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위 전 대사는 미중 패권경쟁과 관련해 "미국과 소련의 대립 때와 차이가 있지만, 국제질서를 규율하는 압도적 구도라는 점에선 유사하다"며 "한미동맹은 물론, 남북관계, 한반도 평화와 안정 등 우리 모든 대내‧외 관계는 이 구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의 한미동맹 및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에 대해 "시의적절했다"고 긍정 평가하면서도 "신냉전 흐름으로 돌아가면서 북핵‧미사일 위협은 차치하더라도 중국과 러시아로부터의 안보적 리스크도 조금씩 들어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위 전 대사는 한중관계 관리 방안에 대한 강 교수의 질문에 한미동맹에 따른 기회비용인 한중관계, 북중러 관계 관리가 한국 외교의 최대 과제라며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동맹의 역할을 강화하는 보편적 접근을 하면서도 한반도의 지정학에 따른 특수영역의 보완‧보정 조치를 함께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외교적 기회비용을 관리하지 못해 대가를 치른 사례로 북한의 핵개발을 들었다. 탈냉전 시기 한국이 소련‧중국과 수교할 때 북한이 대미‧대일관계를 개선하지 못한 것을 방관했다가 북한의 핵개발이란 대가를 치렀다는 것이다.

위 전 대사는 이와 관련해 "미일과 공조관계를 튼튼히 하면서도 중국과 러시아, 북한과의 관계를 잘 관리해 한반도 나름의 길을 열어가는 것이 21세기 G7(주요7개국) 반열에 들어간 한국 외교가 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한중관계 ①팃포탯 갈등 지양 ②소통 다층화 ③미중협력 영역 확보

2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 한라룸에서 열린 ‘2023 코라시아 포럼’에서 위성락(왼쪽) 전 러시아 대사와 강성주 국립외교원 국제통상경제안보연구부 교수가 미중 경제 패권전쟁 속 한미동맹을 주제로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2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 한라룸에서 열린 ‘2023 코라시아 포럼’에서 위성락(왼쪽) 전 러시아 대사와 강성주 국립외교원 국제통상경제안보연구부 교수가 미중 경제 패권전쟁 속 한미동맹을 주제로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특히 한중관계에 대해선 △팃포탯(맞받아치기식) 갈등을 지양하고 △한중 정상급부터 실무급까지 다층적인 소통을 늘리며 △미국과 협력할 수 있는 분야에서 협의를 심화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재 혐중 여론이 아주 높다"며 "정치적으로 정부가 대립각을 세우는 게 유혹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대미관계와 대중관계가 분리돼 있지 않다. 대미정책의 이면이 대중정책"이라며 "미국과의 공조수위는 어디까지고, 중국과의 외교공간은 어디까지인지 명확한 좌표가 있어야 중국과 유의미한 대화가 가능하다. 이런 좌표를 가지고 대중 외교공간을 열고 미국과의 공조를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 전 대사는 "미국과 중국이 전반적 경쟁구도 속에 있더라도 특정 영역에서 협력할 수 있도록 분리해 내는 외교적 노력을 해야 한다"며 "그 분리 영역 중 한반도 평화가 있다면 더 좋을 것이고, 한국이 그 영역에서 촉진자 역할을 한다면 한국 외교에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재연 기자
이다영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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