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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하는 경제질서, 압도적 역량으로 전 세계 파트너 역할을"[2023 코라시아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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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하는 경제질서, 압도적 역량으로 전 세계 파트너 역할을"[2023 코라시아포럼]

입력
2023.11.02 19:00
수정
2023.11.02 20: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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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코라시아포럼]
세계경제 재편 속, 한국 생존전략 논의
미중 경쟁엔 '양국에 우위 점할 잠재력'
"중간재 치중 한국, 전 세계에 최적 파트너"
관건은 반도체 등 주력 산업 압도적 경쟁력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 한라룸에서 열린 ‘2023 코라시아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 한라룸에서 열린 ‘2023 코라시아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미중 패권경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한국은 전례 없는 고차 방정식과 맞닥뜨렸다. 격렬한 갈등 속에 세계가 양 진영으로 쪼개져 경제가 블록화하고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정파를 뛰어넘은 최적의 선택으로 위기는 최소화하고 기회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한국일보와 코리아타임스가 '재편되는 세계 경제, 한국의 생존전략은'을 주제로 2일 주최한 2023 코라시아포럼에 모인 경제·외교 전문가들은 '한국의 강점인 제조업과 첨단산업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갖춰 세계 전체의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미중 양국을 향한 지렛대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인도 중동으로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반도체 △2차전지 △방위산업을 비롯한 주력산업 분야에서 위기를 헤쳐나갈 잠재력을 충분히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포럼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은 축사를 통해 "미중 패권을 넘어 첨단 과학기술의 우위 확보를 위한 전 세계적 패권 경쟁이 치열하다"며 △실리 외교 △경제 외교 △첨단 전략산업 투자를 한국의 전략으로 꼽았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가 열심히 뛰고 있지만 남들이 더 빨리 뛰면 뒤처지는 것"이라며 "대외 불확실성 확대 속에 우리가 특정한 전략만 갖고 지속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한국의 생존전략을 모색하고자 브라이언 디스 전 미국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마에카와 나오유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서울사무소장 등이 대담과 발표에 나섰다. 선양국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와 서정인 전 주아세안 대사, 김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 김수완 한국외대 중동이슬람전략 교수, 강은호 전 방위사업청장,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 등 각계 전문가도 함께했다.

참석자들은 한국이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아버지로 불리는 디스 전 위원장은 SK, 현대차, 한화큐셀 등 국내 기업의 미국 진출 현황을 언급하며 "한국은 IRA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최적화된 국가"라고 평가했다. 중국 전문가인 전 소장은 "한국은 (반도체 등) 미중 모두 절실히 원하는 걸 갖고 있는 나라"라며 '명미실중(명분은 미국, 실리는 중국)'의 자세로 자신감 있는 정책을 펼치라고 강조했다. 위 전 대사는 "중국과 운신할 수 있는 공간을 찾는 것이 현실적"이라며 "미국과의 공조 수위는 어디까지이고 중국과의 외교공간은 어디까지인지 명확한 좌표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 이외 지역으로 시장을 넓히는 것 또한 시급하다. 윤석열 정부의 통상 정책을 이끌고 있는 안 본부장은 "한국은 수출 구조상 약 75%가 중간재에 치중하고 있어서 전 세계 모든 국가에 가장 최적의 공급망 파트너가 될 수 있다"며 자유무역협정(FTA) 중심의 통상 정책에서 다자간 통상 연대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일본과의 디지털 전환, 그린 전환, 스타트업 분야 협력 △인도와의 디리스킹(탈위험) 파트너십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과의 지속 가능한 협력 △베트남을 넘어 아세안 전반으로의 협력 확대 필요성이 해법으로 제시됐다.

무엇보다 한국의 주력 수출 분야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관건이다. 삼성전자 임원 출신인 양 대표는 반도체와 관련, "미중 양측에 흔들리지 않는 '슈퍼 을'이 돼야 한다"면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육성과 연구개발(R&D) 지원을 촉구했다. 선 교수는 2차전지 분야에서 중국을 압도하기 위해 '안전성' 분야에 집중할 필요성을, 강 전 청장은 방산 관련 원천기술 자체 개발을 위한 R&D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승명호 한국일보 회장은 "오늘 제기된 문제와 해법은 정파와 이념을 뛰어넘는 현실적 외교전략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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