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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 중 1%만 스타트업 원해' 스타트업 생태계, 투자-이직-근무 만족도 모두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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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 중 1%만 스타트업 원해' 스타트업 생태계, 투자-이직-근무 만족도 모두 위축

입력
2023.11.0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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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생기업(스타트업) 생태계가 전 세계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투자와 이직을 비롯해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까지 모든 것이 전년보다 위축됐다. 내년 스타트업 생태계 또한 올해보다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2일 서울 언주로 KTS건물에서 오픈서베이와 조사한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3'을 발표하고 전문가들이 참석한 토론회를 가졌다. 이번 조사는 스타트업 창업가 200명, 대기업과 스타트업 재직자 각 250명, 취업준비생 2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창업가들은 투자 유치 등 올해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를 지난해보다 7.2점 감소한 46.5점으로 평가했다. 이유는 벤처투자사의 미온적 투자를 가장 큰 이유(58.8%)로 꼽았다. 실제로 창업자의 63%는 지난해보다 올해 투자 유치가 더 힘들다고 답했다.

스타트업의 채용도 타격을 받았다. 스타트업 취업을 원하는 취업준비생은 응답자의 1%에 그쳤다. 마찬가지로 스타트업 이직을 고려하는 대기업 재직자(18.8%) 또한 지난해보다 6% 포인트 줄었다.

스타트업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도 떨어졌다. 스타트업 재직자 가운데 현 직장에 만족하는 응답자는 42%로 과반에 미치지 못했다. 만족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낮은 금전 보상이다.

반면 스타트업 근무에 만족하는 사람들은 수평적 기업문화와 워라밸(일과 여가생활의 균형) 보장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는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창업자들과 다르다"며 "스타트업이라면 워라밸(일과 여가생활의 균형) 보다 힘들게 일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는 "고생한 만큼 보상이 따르는 것이 스타트업인데 고생을 감수하지 않으면서 보상만 바라는 것은 모순"이라고 덧붙였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2일 서울 언주로 KTS건물에서 개최한 스타트업 트렌드 2023 토론회 참석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2일 서울 언주로 KTS건물에서 개최한 스타트업 트렌드 2023 토론회 참석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스타트업을 둘러싼 위축된 분위기는 내년에도 크게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창업자의 45%는 경기 침체 및 금리 인상 등으로 내년 스타트업 생태계가 올해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핵심 기술(딥테크)과 로봇, 인공지능(AI) 등 기술 분야는 유망할 것으로 전망했다. 류 대표는 "농촌에서 80세 노인들이 농사짓는 것을 로봇과 AI가 대체할 것"이라며 "기술이 노동을 대체하는 시대가 열리는 만큼 로봇과 AI 투자는 더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투자업체 글로벌 브레인의 이경훈 한국 대표도 "딥테크 전문팀을 따로 운영할 만큼 기술 스타트업 투자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투자가 위축되면서 스타트업들은 다양한 살 길을 찾고 있다. 창업가의 54%는 매출 다각화를 꾀하고 있으며 흑자 사업을 찾거나(51%) 비용을 절감(46.5%)하고 정부 지원 사업을 추진(43%)한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들이 투자 위축으로 흑자 전환에 대한 압박을 많이 느낀다"며 "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스타트업들이 안정성을 우선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창업자의 22.5%가 해외 사업을 하고 있으며 48.5%는 고려 중이다. 선호 지역으로 동남아(56.5%), 북미(51.9%), 일본(39%) 등이 꼽혔다. 창업자들은 해외 진출 시 현지 법인이나 지사 설립(28.9%)을 우선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최근 일본에서 스타트업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특히 한국을 콘텐츠 강국으로 보고 있어서 관련 스타트업들에 관심이 많다"고 강조했다.

한편 스타트업들은 가장 선호하는 육성업체(액셀러레이터)로 프라이머, 벤처투자사로 알토스벤처스, 기업들이 운영하는 사내벤처투자사(CVC)로 카카오벤처스를 꼽았다.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오픈서베이 관계자는 "선호 이유를 따로 조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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