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 노동자 생활 자금 등 지원 예정
HD현대중공업 노조가 하청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한 울산 동구 노동복지기금 사업에 2억 원을 출연한다.
2일 금속노조 HD현대중공업지부는 전날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울산 동구청에 노동복지기금 2억 원을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자체 외부에서 노동복지기금을 출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병천 HD현대중공업지부장은 “호황기일 때 앞으로 도래할 불황기를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길러야 한다”며 “노동기금이 취약계층 노동자를 보호하고 노동기본권과 사회적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형 조선소와 협력업체가 밀집해 있는 울산 동구는 조선업 불황기였던 2016년부터 2018년 사이 노동자 3만4,000명이 해고됐다. 이에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은 후보 시절부터 실직 노동자 구제 등을 위한 노동복지기금 조성을 1순위 공약사항으로 내세웠고, 취임 후 1호 사업으로 결재했다.
지난 6월에는 한 차례 부결 끝에 관련 조례가 구의회 문턱을 넘으면서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기금 조성 규모는 매년 16억 원씩 2027년까지 80억 원이다. 조성된 기금은 기본적인 노동환경 개선과 긴급생활 안정 지원금 융자, 주택자금 대출이자 지원, 긴급 복지지원 등에 쓰인다. 그동안은 자체 예산 외에 기업 등 외부 기부가 전혀 없어 사업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김 구청장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하청노동자의 처우개선에 동참하겠다는 의미 있는 선언이자 지역사회 상생발전을 위한 노동조합의 책임 있는 실천”이라면서 “기업과 울산시, 정부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달라”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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