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2일 최고위서 징계 취소 의결
이준석(왼쪽) 전 국민의힘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해 2월 12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손을 잡고 얘기를 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이 당원권 정지 징계가 취소되자 당 지도부를 향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징계 취소를 의결한 것과 관련해 "별로 할 말이 없다. 고생이 참 많다. 지지율이나 올려라"라고 짧게 답했다. 그러면서 "당 대변인이 방송에 나가서 이준석을 제명해야 지지율이 3, 4% 오른다고 하고 있는데 이 판단대로라면 이상한 사람 아니냐"며 비꼬았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당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책임으로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났던 이철규 의원을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임명한 데 대해서도 "총선 앞두고 잘 준비해 여당 프리미엄으로 꽃가루를 날리고 폭죽을 터뜨려도 모자랄 판에 고춧가루를 날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징계 취소 결정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이 영원한 줄 알지만, 메뚜기 한철인 줄 모르고 하루살이는 내일이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며 "하기야 시한부인 줄 모르고 사는 게 좋을 수도 있지만"이라고 적었다. 징계 취소를 결정한 당 지도부를 직격한 것으로 해석된다.
홍 시장은 이어 "과하지욕(跨下之辱)의 수모는 잊지 않는다"라고도 썼다. 홍 시장은 7월 '수해 골프' 논란으로 당 징계 절차가 개시되자 '큰 뜻을 위해 치욕을 견딘다'는 뜻의 고사성어인 과하지욕을 페이스북에 적었다가 논란이 커져 삭제한 바 있다.
이날 함께 징계가 취소된 김철근 전 당대표 정무실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헛다리를 긁고 있다"며 "혁신위가 본질적인 문제로 접근하는 걸 막는 반혁신적인 일을 하는 꼴"이라고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판했다. 김 전 실장은 이 전 대표의 성 상납 증거 인멸 의혹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 혁신위원회의 1호 혁신안인 '당내 통합을 위한 대사면' 제안을 수용, 이 전 대표, 홍 시장, 김재원 전 최고위원, 김 전 실장 등 4명의 징계를 취소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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