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정의, '농산물 포장 모니터링' 결과
양파 사과 버섯 등 우리가 자주 먹는 농산물 대부분이 일회용 비닐, 플라스틱 등으로 여러 겹 포장된 채 유통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트의 경우 농산물의 95%가 포장된 채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가 과대포장을 피할 수 없는 구조였다.
시민단체 환경정의는 1일 ‘농산물의 일회용 포장 감축 개선방안 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농산물 포장 모니터링 결과를 공개했다. 환경정의는 시민들과 함께 지난 7월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약 한 달간 서울 시내의 대형마트 40곳, 생활협동조합 9곳, 시장 6곳 등을 방문해 채소 5종과 과일 5종의 포장 실태를 조사했다.
이들이 모니터링한 농산물 1,373개에 사용된 포장재는 총 3,002개였다. 농산물 하나에 평균 2.18개의 포장 쓰레기가 나온 것이다.
매장별로 보면 대형마트는 상품 1개당 포장 수가 평균 2.36개로 다른 곳보다 많았다. 마트에서는 비닐로 개별 포장된 팽이버섯을 겉 비닐로 한 번 더 묶어 판매하거나, 복숭아·배 등 과일에 스티로폼이나 랩을 씌운 뒤 이를 플라스틱 케이스에 넣는 이중, 삼중 포장 사례가 자주 발견됐다.
‘유기농’ ‘무농약’ 등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산물조차 이중 포장이 많았다. 저탄소 인증을 받은 농산물의 경우 개당 평균 2.83개의 쓰레기가 나왔다. 오종관 환경정의 먹거리정의센터 활동가는 “농산물에 대한 친환경 홍보가 건강에만 초점을 맞출 뿐 포장 폐기물 해결과는 거리가 먼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농산물 포장 개수가 평균 1.8개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농산물에 별도 포장을 하지 않고 필요한 양만큼 덜어 팔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은 대부분의 상품을 비닐에 담아 팔았다. 시장에서 사용되는 비닐 대부분은 라벨이 없는 검정·투명 봉지라 분리배출 표시가 없는 경우가 37.9%에 달했다. 대형마트는 해당 비율이 22.7%였다.
대형마트에서 농산물이 포장 없이 판매되는 비중은 5%에 불과했다. 당근, 감자 등 단단하고 손상 위험이 비교적 적은 농산물조차 포장이 없는 경우가 드물었다. 시장 농산물은 21%가 무포장 상태라 소비자가 다회용 가방에 담아 갈 수 있지만 마트는 선택권이 매우 좁은 것이다. 오 활동가는 “한 마트는 단단한 양파라고 홍보하는 상품조차 플라스틱 상자에 넣어 판매하고 있었다”며 “농산물 품질을 유지하는 선에서 불필요한 포장을 덜어내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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