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일방적인 요금 조정” 반발
道, 이례적 물가대책위 재소집
입장 청취 후 재심의 여부 결정
제주공항에 대기 중인 택시들. 김영헌 기자
제주지역 택시 요금을 4년 만에 대폭 인상키로 했지만, 택시업계는 요금을 더 인상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제주도는 이미 결정된 사안임에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제주도 물가대책위원회를 재소집해 업계 의견을 청취할 예정으로, 택시 요금 인상안에 대한 재심의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도는 앞서 지난달 12일 '2023년 제4차 물가대책위원회 회의'를 개최해 한 차례 보류됐던 택시 운임·요율 조정안을 심의·확정했다. 이날 물가대책위에선 중형택시 기준 기본운임(2㎞)을 현행 3,300원에서 4,100원으로 인상하고, 거리 시간 병산 운임을 현행 30초당 100원(시속 15㎞ 이하)에서 31초당 100원으로 조정했다. 또 할증운임 적용 시간을 현행 오전 0~4시에서 1시간 더 확대해 오후 11시~오전 4시로 조정했다. 제주지역 택시 운임 인상은 2019년 7월 이후 4년 만이며, 지난달말쯤 인상된 요금체계를 적용할 계획이었지만 제주지역 택시업계의 반발로 미뤄진 상태다.
택시업계는 이번 인상 결정에 대해 일방적인 요금 조정으로 택시산업을 고사시키고 있다며, 물가대책위를 다시 열어 요금 인상안을 재심의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업계는 도가 지난해 실시한 택시운송원가 산정 용역 결과를 반영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기본요금 1,000원 인상안을 800원으로 인상 폭을 낮춰 결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타 지역과 비교해도 서울의 택시 기본요금은 4,800원에 이르렀고, 광주와 전북 등의 지역도 4,300원으로 인상됐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택시업계는 1,000원 인상안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도는 택시업계의 의견을 듣기 위해 이달 6일 물가대책위를 개최할 계획이다. 물가대책위의 결정에 대해 관련 업계의 반발로 물가대책위가 다시 열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물가대책위 회의 결과 이미 결정된 택시 요금 인상안을 번복해 업계의 요구대로 재심의 결정이 이뤄질 경우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이는 최근 물가 상승 등으로 지역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택시요금인 경우 서민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이번 물가대책위 회의에선 택시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게 우선이며, 의견 수렴 후 요금 인상안을 재심의할 지 여부는 따로 논의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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