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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환경에서도 '안적적' 초소형 나노 진공관트랜지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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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환경에서도 '안적적' 초소형 나노 진공관트랜지스터

입력
2023.11.0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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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스트 장재은 교수 연구팀 개발
진공관 원리 접목 신개념 트랜지스터
극한 환경 고주파·고출력 장치에 적합
"항공우주 등 차세대 전자소자 적용 기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디지스트)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허수진(왼쪽) 박사, 장재은 교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디지스트)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허수진(왼쪽) 박사, 장재은 교수.


실리콘기반 반도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진공관 원리를 접목한 신개념 트랜지스터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디지스트)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극한의 환경에서 안정적인 작동이 필수인 항공우주 소자 등 차세대 전자소자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스트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허수진 박사와 장재은 교수팀은 대기압에서 극한의 환경에 영향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초소형 나노 진공관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항공우주나 인공지능, 6세대 통신, 자율주행차 등의 발전에 기여할 전망이다.

진공관은 세계 최초의 디지털컴퓨터인 에니악과 라디오, TV, 오디오 등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었다. 최초의 전자 소자로, 신호를 끊었다 이었다 하는 스위칭, 작은 신호를 강하게 하는 증폭, 교류를 직류로 전환해주는 정류에 사용하는 장치다.

하지만 진공관은 부피가 크고 수명이 짧은데다 전력 소모가 큰 등의 단점으로 요즘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진공관은 고출력 고주파가 필요한 고출력방송장치나 따뜻한 음색을 내는 아날로그 앰프 등에 여전히 쓰인다. 특히 작동속도나 출력이 제한된 실리콘반도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진공관 원리를 빌린 새로운 트랜지스터 개발이 활발하다. 장재은 교수팀이 이번에 개발한 나노 진공관 트랜지스터가 대표적인 사례다.

장 교수팀은 진공관의 원리와 현대의 반도체 생산 기술을 결합한 초소형 나노 진공관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 실리콘 기반의 반도체 트랜지스터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어 있는 진공을 채널을 전자 수송의 매개체로 이용하고, 양자역학적 터널링 현상을 동작 원리로 갖는 나노 진공 트랜지스터다. 나노 공정 기술을 이용해 진공 소자를 약 10억분의 1m 사이즈로 초소형화했다. 진공 상태에서만 동작하는 진공 트랜지스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진공 보호막 형성 기술을 개발해 약 100경분의 1L로 부피를 극소화 한 초소형 진공관 개발해 트랜지스터를 안정적으로 동작시키도록 설계했다.

이렇게 개발한 진공관은 영하 173도에서 영상 120도까지 넓은 온도 범위와 엑스레이, 자외선 등 극한의 환경변화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함을 확인했다. 또 기존 반도체 공정과 호환성이 높고, 간단하게 제작할 수 있어 차세대 전자 소자로서의 응용이 기대된다.

장재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초소형 나노 진공관 트랜지스터는 진공 소자 실용화의 장벽을 낮출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라며 “기존 반도체 기술의 대체 뿐만 아니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도 관련 기술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어, 최근 떠오르고 있는 항공우주분야와 광범위한 차세대 전자 소자에 중요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의 성과는 관련 분야 최우수 국제학술지인 ‘ACS NANO(IF=18.027)’에 온라인 게재되었고, 삼성전자의 산학과제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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