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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지탱하는 미등록 체류자, 양성화 논의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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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지탱하는 미등록 체류자, 양성화 논의해야 할 때"

입력
2023.10.3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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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인력 활용 상생과 국가경쟁력 강화 포럼
정부, 저출산·고령화에 이주 노동자 대폭 확대
"단기 순환에서 정주화로" 이민국가화 분기점

지난해 7월 고용노동부가 관장하는 외국 인력 도입 제도인 고용허가제(E-9비자)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들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 입국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7월 고용노동부가 관장하는 외국 인력 도입 제도인 고용허가제(E-9비자)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들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 입국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고용허가제 외국 인력이 23만 명인데, 미등록 체류자가 2배 수준인 41만 명입니다. 이들 미등록 외국인에 대한 정책적 대안이 마련돼야 할 분기점이며, 이를 보완·정비하지 않으면 사회적 비용 부담과 갈등이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이영 남양주시 외국인복지센터장)

정부가 저출산·고령화라는 인구 위기 시대의 해법으로 외국인 인력 활용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정책 논의가 주로 인력 도입에만 집중되고 체류 지원과 사회 통합에는 소홀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이 이민 국가로의 분기점에 놓인 현시점에서 20년 된 낡은 고용허가제의 개편은 물론이고, 인구정책적 관점에서 이민 사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등은 30일 국회에서 '외국 인력 활용에 따른 상생과 국가경쟁력 강화 방안' 포럼을 열었다. 최근 정부는 고용허가제 도입 규모를 역대 최대(12만 명 이상)로 대폭 확대, 숙련 외국인 노동자 비자 확대(연간 2,000→3만5,000명) 등 적극적인 외국 인력 활용방안을 내놓고 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과 중소기업 인력난을 해갈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전문가와 현장 활동가들은 우리 사회가 외국 인력을 더 빨리, 더 많이 도입하는 데만 집중하고, 정작 △도입 이후 체류 지원 △외국 인력 정주화 △이민청(가칭) 설치 등 통합적 외국 인력 관리 등에 대한 논의와 토론은 실종된 상태라고 지적한다.

이날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언급한 대표 사례가 미등록 외국인 문제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등록 체류자는 41만1,270명으로 서울 서초구 주민(40만4,594명)보다 많다. 코로나 시기인 2019년과 2020년 전후로 국내 체류 외국인은 50만 명(252만→203만 명)이나 줄었지만, 미등록 체류자 규모는 그대로였다. 이 센터장은 "신규 인력 유입이 어려웠던 코로나 시기 미등록 체류자가 한국 산업 현장을 지탱하는 데 한몫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사업주 입장에서도 최대 체류 기간이 4년 10개월(현행)인 고용허가제 인력보다, 5~10년 이상 국내에 장기 거주해 한국어가 능숙하고 기술도 쌓인 미등록 체류자를 선호하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행 정부 방침은 '사후적 단속과 추방 일변도'에 머무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고용정책연구본부장은 "숙련된 비합법적 인력을 내보내지 못하는 사업장의 어려움도 존재하기에, 합법 조치 등 과감하고 전향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년 넘게 고용허가제 연구를 해 온 이규용 본부장은 노동시장 인력수급에 따라 3~5년 단위로 외국 인력을 유치·활용하는 정책을 1차적으로 유지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우수한 인적 자원의 정주화를 유도하는 투 트랙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구 정책으로서 이민자 정책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가족 동반을 허용할 정주형 인력과 순환 인력을 어떻게 선별할 것인가 등이 관건"이라고 짚었다.

최나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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