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의원 당첨 번호 부르자 임종득 전 차장 "저요"
총선 경쟁자에 '행운권', 경품 양보 60대 시민 차지
임 전 차장, 대통령실 퇴임 후 고향서 출마 준비
영주시민 건강걷기대회가 열린 28일 행사 마지막 순서로 박형수 국회의원이 경품권을 추첨한 결과 대통령실 안보2차장을 지낸 임종득 씨가 당첨돼 화제다.
박 의원이 1,500여명의 시민이 모인 행사장에서 내년 총선 국민의힘 공천 경선 경쟁자를 행운권 당첨자로 뽑은 것이다.
영주시체육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시작한 걷기행사는 영주교 아래 인라인스케니트장을 출발해 가흥1교, 한정교를 돌아오는 7㎞ 코스에서 진행됐다. 걷기행사를 마친 후에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경품을 나눠 주는 행운권 추첨이 진행됐다.
체육회장과 시장 등에 이어 박형수 국회의원이 뽑아야 할 마지막 최고가로 준비한 상품은 세탁기였다. 박 의원이 '1473'번을 외치자 참가자 중 뒤에서 "저요"를 외치며 손을 들고 나타난 이는 다름아닌 임종득 안보실2차장이었다. 임 전 차장은 국민의힘 단복인 빨간색 점퍼를 입고 행사장을 다니고 있었다.
단상에서 두 사람은 어색한 조우를 웃음으로 대신했다. 이어 임 전 차장이 당첨된 상품을 양보하고 임 전 차장이 다시 추첨한 결과 세탁기는 60대 시민의 몫으로 돌아갔다. 국회의원의 추첨권을 임 전 차장이 대신한 셈이 됐다.
임 전 차장은 지난달 대통령실 안보2차장직을 퇴임한 후 고향 영주로 내려와 내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주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지역민들을 만나고 있다.
영주시체육회 관계자는 "생각지도 못한 우연으로 임 전 차장이 당첨된 순간 우리도 놀랐다. 그래도 두 분이 단상에서 만나 웃으면서 얘기하는 모습을 보고 다행이다 싶었다"고 말했다.
영주시 울진군 봉화군 영양군 지역구에는 박 의원과 임 전 차장을 비롯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김관하 변호사 등이 국민의힘 공천을 노리고 있고, 민주당에서는 황재선 변호사가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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