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선거전 개막… 양경수-박희은 출마
직선 3기 위원장과 부위원장 대결 구도
선거운동 중인 11월 11일 대규모 집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차기 위원장 선거전이 27일 본격화했다. 지난 3년간 위원장직을 맡아 온 양경수 후보가 연임에 도전하고, 같은 집행부에서 부위원장을 맡았던 박희은 후보가 상대로 나선다. 두 후보는 각자 차별성을 내세우면서도 "선거운동 기간을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 기간으로 만들겠다"며 대정부 투쟁을 공통분모로 강조했다.
양경수 후보와 박희은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제11기(직선 4기) 임원 선거 입후보자 기자회견을 열었다. 120만 조합원 가운데 투표권을 가진 약 100만 명이 직접 선출하는 민주노총 임원 선거는 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 사무총장이 3인 1조를 이뤄 출마한다.
직전 직선 3기 집행부에서 위원장을 맡아 윤석열 정부와 대립각을 높여 온 양 후보는 재선에 도전한다. 그는 금속노조 기아차 화성 사내하청 분회장을 거친 최초의 비정규직 출신 위원장이다. 이번에도 당선되면 민주노총 위원장 최초의 연임 사례가 된다. 양 후보와 함께 기호 1번 조로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소속 이태환 수석부위원장 후보,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소속으로 최근까지 민주노총 기획실장으로 활동한 고미경 사무총장 후보가 출마한다.
양 후보는 "120만 조합원의 직접 선거로 선출되는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를 윤석열 정권과의 투쟁으로, 민주노총 혁신의 출발점으로 만들겠다"면서 "윤석열 정권을 퇴진시켜야 가장 높은 자살률과 가장 낮은 출생률의 끔찍한 불평등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대구성서공단노조 이주노동자 사업부장과 민주노총 미조직 비정규 전략사업실장 등을 지낸 박 후보는 3기 집행부 부위원장 6명 중 한 명이었다. 박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첫 여성 위원장으로 도전장을 냈다. 기호 2번 조로는 박 후보와 함께 김금철 건설산업연맹 사무처장이 수석부위원장 후보로, 전교조 소속의 이영주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직선 1기)이 사무총장 후보로 나선다.
박 후보도 양 후보와 함께 '정권 퇴진' 목소리를 내면서도, 직접 경험한 3기 집행부의 한계를 지적하며 출마 이유를 밝혔다. 그는 "분노를 모아 송곳 같은 투쟁을 만들어 냈어야 할 민주노총은 슬프게도 무기력했고, 보여주기 투쟁, 집회를 위한 집회, 특정 정파의 이해로 분열과 반목만 커졌다"며 "정권에 맞서 이기려면 민주노총이 바뀌어야 한다는 절박함과 이 시대를 사는 노동자의 고통과 절망이 이 자리에 서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들 후보는 이날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한다. 선거운동 기간 중인 다음 달 11일에는 20만 명 참여를 목표로 정권 퇴진 촉구 집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투표는 다음 달 21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간 진행된다. 차기 지도부 임기는 내년 1월부터 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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