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성장세 기록
'바벤하이머' 등 대중문화계 흥행에 소비 폭발
4분기엔 둔화 전망…고금리·전쟁 등에 인플레↑
미국의 3분기(7~9월) 경제 성장률이 큰 폭으로 확대돼 ‘깜짝 성장’을 기록했다. 고금리가 지속됐음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
미국 상무부는 26일(현지시간)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이 연율 4.9%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2분기 성장률 확정치(2.1%)와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4.7%)를 모두 웃도는 수치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기저효과 덕을 본 2021년 4분기 성장률(7.0%) 이후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WSJ는 설명했다.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하고 3분기 성장률을 견인한 주역은 미국 경제 활동의 약 68%를 차지하는 민간소비였다. 개인 소비는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음식과 여름철 레저소비가 호조를 보이며 2분기 성장세(0.8%)에서 큰 폭으로 뛰었다.
고물가,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영화와 공연 수요가 특히 크게 늘었다. WSJ는 인기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와 비욘세의 콘서트 투어와 영화 ‘바벤하이머’(바비+오펜하이머)의 흥행 등 올여름 미국 대중문화계의 굵직한 이벤트들이 소비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이들의 흥행은 3분기 미국에 85억 달러(약 11조3,000억 원) 규모의 경제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3분기의 급속한 성장은 오래 지속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 성장세가 오는 4분기와 내년 상반기에 둔화하며 약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WSJ는 “학자금 상환 재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리스크 등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미국인의 소비력을 잠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도 “미국 경제가 내년 초부터 역풍을 맞고, 짧고 약한 침체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며 “연간 성장률은 올해 2.2% 성장세를 나타낸 뒤 내년엔 0.8% 하락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봤다.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개인소비가 이례적으로 호조를 보였지만, 고물가·고금리 환경 속에서 소비 지표가 지속적으로 좋을 수는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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