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주 시내 2곳서 총격 후 무장한 채 도주
경찰, 용의자 특정..."예비군 복부 중인 상사"
최소 13명 부상...바이든 "규제 강화" 촉구
미국 동부 메인주 루이스턴의 볼링장과 식당에서 25일(현지시간) 무차별 총격 사건이 일어나 최소 18명이 숨졌다. 용의자는 중무장 상태로 도주했다. 추가 범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그가 경찰에 붙잡힐 때까지 메인주는 물론, 미국 전역이 초긴장 상태를 벗어날 수 없게 됐다.
10여 분 텀 두고...2곳에서 18명 살해
미국 CNN방송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25일 오후 7시쯤 반자동 소총을 든 남성이 루이스턴에 위치한 볼링장과, 이곳으로부터 약 7㎞ 떨어진 식당에서 각각 총기를 난사했다. 볼링장에서 무차별 총격 신고가 들어온 지 14분 만에 괴한이 식당 내부에서 총을 쏘고 있다는 신고가 911에 접수됐다고 CNN은 전했다.
26일 오전에 열린 주 정부 브리핑에서 재닛 밀스 메인주 주지사는 "최소 18명이 사망했고, 13명 이상이 다쳤다."고 말했다. 첫 번째 범행 장소였던 볼링장에서 7명, 식당에서 8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병원으로 이송된 3명도 추가로 숨졌다. 부상자 중 3명은 상태가 위독하다고 당국은 전했다. 미국 비영리단체 '총격폭력아카이브'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올해 미국에서 일어난 총격 범죄 565건 중 최다 사망자를 기록했다.
사건이 발생한 저녁 시간대 시내에는 아이를 데리고 나온 가족들과 청소년 등 많은 인파가 몰렸다. 총격이 있었던 볼링장의 주인은 NYT에 "어린이 20명을 포함해 100~150명이 매장에 있었다"고 말했다. 볼링장에 있던 한 생존자는 "풍선 터지는 소리가 나서 돌아봤더니 총을 든 괴한이 있었다"며 "볼링핀 뒤편으로 도망쳐 기계 안에 숨어 있었고, 약 10발의 총소리를 들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무장한 채 도주 후 행방 묘연..."수색 중"
현지 경찰은 40세 백인 남성 로버트 카드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행방을 추적 중이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카드는 지난 2002년부터 예비군에서 복무했지만 전투 배치 경험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뉴스는 메인주 정보분석센터(MIAC)를 인용해 "(카드가) 최근 환청을 듣고 메인주 방위군 기지에서 총격을 벌일 것이라고 협박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지난여름 정신병원에 입원한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소셜미디어에 총격 범행 당시 찍힌 용의자 모습과 그가 도주할 때 탑승한 흰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을 공개한 뒤, 루이스턴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수색이 끝나기 전까지 출입문을 잠그고 집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상점과 부상자들이 이송된 지역 병원들도 안전을 위해 문을 닫았다. 무장한 경찰이 곳곳에서 경계 근무도 서고 있다. 이날 오후 11시 30분쯤 루이스턴 인근 소도시 리스본 한 선착장에서 카드 소유의 SUV 차량이 발견됐다.
메인주는 총기 소지 허가가 필요하지 않고, 사냥과 스포츠 사격 문화가 발달해 총기에 친숙한 곳이다. 게다가 카드처럼 정신질환을 앓은 전적이 있는 등 총기 폭력의 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식별하는 법도 없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 낸 성명에서 "또 한 번의 비극적인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며 공화당을 겨냥해 관련 법안 제정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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