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사태 이후 제일 크게 내려
26일 코스피가 10개월여 만에 2,300선을 내주고 연초 수준으로 회귀했다. 뚜렷한 상승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 전쟁과 고금리 등 악재가 증시를 겹겹이 둘러싼 모습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2.71% 내린 2,299.08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코스피 2,300선이 붕괴된 건 올해 1월 6일(2,289.97) 이후 처음이다. 3월 14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때 기록한 하락률(-2.56%)을 넘어 올해 최대 낙폭 기록도 경신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3,209억 원, 1,106억 원 사들였지만 4,789억 원에 달하는 외국인 매도 폭탄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선 3분기 호실적을 낸 삼성바이오로직스(0.83%)를 제외한 대부분 종목이 하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81개로 하락한 종목(836개)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재차 5%에 근접한 수준까지 상승하고, 기술주 위주로 구성된 나스닥지수가 2% 넘게 급락한 여파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SK하이닉스, 삼성전기 등의 실적 부진 실망감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급습 등 대외 불확실성이 더해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거시경제와 지정학적 이슈, 실적 세 가지 측면에서 진퇴양난에 빠졌다”며 “2,100선까지 내려갔던 지난해 9월 ‘패닉셀(공포에 의한 매도)’이 떠오를 정도”라고 평가했다.
코스닥도 전장보다 3.5% 급락한 743.85로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선 개인이 728억 원어치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는데, 이차전지와 엔터테인먼트주 낙폭이 두드러졌다. 원화는 이틀 연속 약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0.3원 오른 1,36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