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영제 4%·민영제 4.5% 임금 인상 합의
김 지사 준공영제 도입 확신 줘 타결 유도
경기 시내버스 노사가 예고한 총 파업을 4시간 여 앞두고 극적으로 노사 합의를 이뤄 26일 버스파업 대란을 피했다. 김동연 지사는 장모상 중임에도 협상장을 찾아 노사합의를 종용했다.
이날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도 내 52개 버스 업체 노조가 소속된 경기도버스노동조합협의회(노조)와 사용자 단체인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사측)은 25일 밤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최종 조정회의에서 극적으로 합의에 성공, 노사합의서에 서명했다. 노사는 25일 오후 4시부터 11시 30분쯤까지 7시간여 동안 조정회의를 벌였다.
협상이 타결되면서 26일 첫 차부터 예고된 전면 파업은 철회돼 전 노선이 정상 운행되고 있다. 파업을 예고한 노조에는 경기도 전체 버스 1만648대 가운데 89%인 9,516대가 소속돼 있다. 서울과 도내 각 시군을 오가는 준공영제 노선버스 2,400여대도 포함돼 있다.
노사는 그간 평행선을 달리던 운수 종사자의 임금 인상에 합의했다. 합의서에는 준공영제노선 운수종사자와 민영제노선 운수종사자의 임금을 각각 4%와 4.5% 인상하는 안이 담겼다. 시행시기는 내년 1월로 못박았다. 준공영제로 후순위 전환되는 민영제노선 종사자 역시 준공영제 종사자 수준으로 임금을 보전해주는 방안도 포함됐다.
7시간 가까이 꽉 막혀 있던 협상의 물꼬를 튼 건 김동연 경기지사의 역할이 컸다.
이날 오후 장지인 천안에서 돌아온 김 지사는 오후 8시부터 협상이 진행된 수원시 장안구 율전동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주변에서 보고를 받다 10시쯤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버스 준공영제 실시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밝혔다.
원래 김 지사는 협상이 완료되면 노사와 함께 조인식만 치를 예정이었다.
김 지사는 합의가 완료된 후 “도민들의 발인 버스가 내일 정상적으로 운행을 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타협과 양보를 통해 합의를 해주신 데에 대해서 깊은 감사 말씀드린다”며 “경기도는 경기도의회와 여야와 이념의 구분 없이 협치를 해왔는데 우리 노사도 경계를 뛰어넘어 도민들을 위해서 대승적인 타결을 해주셨다”고 협상 타결을 축하했다.
그러면서 “준공영제가 이슈였다고 들었다. 2027년까지 시내버스 전 노선을 공공관리제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양해 말씀드리면서 차질 없이 노사 양측의 의견 들어서 추진할 것을 여러분에게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이기천 경기도버스노동조합협의회 위원장은 “오늘까지 상 중인 걸로 알고 있는데 오시게 한 것에 대해서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감사 인사를 표한 후 “버스가 정말 열악한 상태이고 저임금, 장시간 근로에 많이 시달리고 있다. 필요한 부분은 제도적으로 개선하고 많은 투자를 해주시리라 경기도지사를 믿고 가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지난해 9월 30일에도 새벽 버스업체 노사 간 임금인상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파업이 현실화했을 때에도 협상장에 나와 ‘임기내 준공영제 전 노선 확대 시행’을 약속하며 노조의 총파업 철회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경기도가 8월 세수결손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시내버스 준공영제 전면 도입을 1년 미루면서 갈등의 불씨가 돼왔지만 이번에 다시 준공영제 도입에 확신을 줘 타결을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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