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최고] 강남세브란스병원, 건강검진 수검자 1만5,000명 분석
간에 지방이 5% 이상 쌓인 것을 ‘지방간’이라고 한다. 지방간 환자의 20~30%가 술과 관계없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하루 40g(4잔) 이하 음주하는 사람에게 발생하는 지방간을 말한다.
비만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주범'으로 꼽힌다. 비만에 의한 지방 조직 증가, 인슐린 저항성, 염증 등이 지방간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비만 여부는 체질량지수(BMI)와 허리둘레 등 두 가지가 쓰인다. BMI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것으로, 25 이상이면 비만, 30 이상이면 고도 비만이다. 허리둘레가 남성 90㎝, 여성 80㎝를 각각 넘으면 복부 비만으로 본다.
그런데 비만에다 복부 비만까지 동시에 노출돼 있다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에 노출될 위험이 4.7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용제·손다혜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혜린 전공의 연구팀이 2017∼2020년 건강검진을 받은 1만5,267명을 분석한 결과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10년 내 심혈관 질환이 발병할 위험이 8∼9배 높고, 췌장암 발병 위험은 17% 상승한다는 보고도 있다.
또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심부전·치매가 나타날 위험이 각각 50%, 38% 높아진다.
이번 연구에서는 연구 참여자를 비만과 복부 비만 여부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눠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살폈다.
그 결과, 비만과 복부 비만에 모두 해당하는 그룹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 위험은 비만과 복부 비만에 해당하지 않는 그룹보다 4.7배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비만 또는 복부 비만 한쪽만 해당하는 그룹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 위험은 같은 비교 조건에서 각각 2.3배. 3.2배 높았다.
연구 참여자들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중증도도 비만과 복부 비만 모두 해당하는 그룹에서 가장 높았다.
따라서 비알코올성 지방간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전체적인 비만만 볼 게 아니라 복부 비만까지 고위험군으로 간주해 관리해야 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손다혜·이용제 교수는 “BMI는 정상이더라도 허리둘레가 비만인 사람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 위험이 높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들은 “비알코올성 지방간 예방을 위해서는 체중이 적게 나간다고 마음을 놓기보다,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음식 섭취를 통해 내장 지방을 줄여 복부 비만을 함께 관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사 질환 분야 국제 학술지 ‘Metabolic syndrome and related disorders’ 최신 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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