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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소장 고모부가 법 고쳐 줘서...부통령 후보 된 조코위 장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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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소장 고모부가 법 고쳐 줘서...부통령 후보 된 조코위 장남

입력
2023.10.23 19:5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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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보워 "기브란 시장 러닝메이트"
'40세' 피선거권 연령제한 걸렸지만
'고모부' 헌재소장이 우회로 만들어

2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장남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왼쪽) 솔로 시장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자카르타=EPA 연합뉴스

2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장남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왼쪽) 솔로 시장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자카르타=EPA 연합뉴스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장남이 내년 2월 치러지는 대선에서 유력 대선후보의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나선다. 선거법상 연령 제한으로 출마 자격도 없었지만, 고모부가 수장인 헌법재판소가 선거법을 고쳐 줬다. 조코위 대통령이 퇴임 후 ‘정치 왕조’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의 차남은 지난달 집권당 대표로 당선됐고, 사위는 북부 수마트라우타라주 메단시 시장이다.

조코위 장남, 유력 후보 러닝메이트로

23일 인도네시아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그린드라당 총재이자 당선 가능성이 큰 대선후보인 프라보워 수비안토(72) 국방장관은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36) 수라카르타(솔로) 시장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했다. 기브란 시장은 조코위 대통령의 2남 1녀 중 첫째다. 싱가포르와 호주에서 학업을 마친 뒤 2021년 아버지의 정치 텃밭인 솔로에서 시장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언론은 기브란 시장이 아버지가 걸어온 길을 따라 자카르타 주지사에 출마할 것이라고 점쳤지만, 권력의 핵심으로 직진하게 됐다. 조코위 대통령은 2005년 솔로 시장을 지낸 뒤 2012년 자카르타 주지사를 거쳐 2014년 대통령에 올랐다.

이로써 프라보워 장관의 집권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현재 그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후보 3명 중 선두인데, 조코위 대통령 지지자들까지 끌어안게 됐기 때문이다. 조코위 대통령의 임기는 1년 남았지만, 친서민 행보로 지지율이 80%에 이른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2일 자카르타에서 '자카르타-반둥' 고속열차 '후시' 개통을 선언하고 있다. 자카르타=AFP 연합뉴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2일 자카르타에서 '자카르타-반둥' 고속열차 '후시' 개통을 선언하고 있다. 자카르타=AFP 연합뉴스


사법기관이 앞장서 우회로 만들어

기브란 시장의 부통령 출마는 사법부의 무리수 때문에 가능했다. 인도네시아의 원래 선거법은 대통령과 부통령 피선거권 최소 연령을 40세로 규정해 내년 대선에 출마할 수 없었다. 이에 헌재는 지난 17일 "선출직 경력이 있는 사람은 연령 제한을 적용받지 않는다"고 선거법을 개정해 그에게 예외를 허용했다. 개정을 주도한 안와르 우스만 헌재소장은 조코위 대통령의 매제이자 기브란 시장의 고모부다.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 ‘가족 찬스’로 수혜를 입으면서 “사법기관이 세습 정치를 합법화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자카르타포스트는 전했다.

조코위 대통령이 아들을 앞세워 퇴임 후 정치 개입을 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는 헌법상 대통령 3선 제한 규정으로 재출마할 수 없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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