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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청 "사회과 교과서 문제 없다더니" 결국 제작·보급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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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청 "사회과 교과서 문제 없다더니" 결국 제작·보급 중단

입력
2023.10.2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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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 계약 위법 판단
제작 등 전면 중단·감사 착수
내년 수업 차질 우려 결국 현실로
도교육청, 본보 교과서 제작 의혹
"근거없는 허위보도"서 입장 번복

전북도교육청 미래교육연구원이 추진 중인 '2024 초등 사회과 교과서 제작'사업을 두고 각종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결국 전북도교육청이 문제를 인정하고 보급을 중단키로 했다. 전북도교육청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전북도교육청 미래교육연구원이 추진 중인 '2024 초등 사회과 교과서 제작'사업을 두고 각종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결국 전북도교육청이 문제를 인정하고 보급을 중단키로 했다. 전북도교육청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부가 전북도교육청이 추진한 '2024 초등 사회과 교과서 제작'을 놓고 계약부터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전북교육청은 교과서 제작·보급을 일시 중단하고, 산하 기관인 미래교육연구원(이하 전미원)을 대상으로 감사에 착수했다.

도교육청은 앞서 본보의 의혹 제기 보도에 대해 '교육청의 신뢰를 손상시키는 허위사실 유포'라고 반발해 왔으나, 한 달여 만에 입장을 번복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23일 전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전미원이 추진한 '2024 초등 사회과 지역화교재 제작' 사업을 중단하고 전면 재검토키로 했다. 전미원은 전국 관내 246개 초등학교와 14개 교육지원청에 10만 4,000여 권(무게 37톤)의 사회교과 교재 제작·배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해당 사업을 낙찰한 A사가 '오프셋 인쇄기'를 보유하지 않은 등 입찰 규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용역제안서에 '공동수급 방식 및 하도급을 불허한다'고 못 박았음에도 디지털 컬러 인쇄기 1대만 보유한 업체가 낙찰받으면서다. 탈락 업체 B사는 감사원과 대통령실, 행정안전부에 "전북교육청 유착관계를 고발한다"며 청원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도교육청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다. 서거석 전북교육감은 지난달 2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일보의) 초등 사회과 교과서 제작 입찰 특혜의혹은 근거없는 허위보도"라며 "의도적으로 교육청의 신뢰를 손상시키는 데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급기야 지난 11일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계약 주관부서인 중소벤처기업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이에 대해 중소벤처기업부는 되레 위법한 계약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중소기업벤처부 관계자는 "직접 생산은 오프셋 인쇄기를 보유하거나, 보유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전세계약을 맺어 언제든 오프셋 인쇄기에 접근해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한다"며 "단순히 타 업체와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면 그것이 바로 하도급 계약"이라고 지적했다.

도교육청은 당혹해하는 입장이다. 우선 계약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제작 및 보급 사업을 전면 중단키로 했다. 또 석연찮은 계약이 체결된 과정에 특혜가 있었는지 여부도 확인하기 위해 전미원을 대상으로 한 내부 감사에도 착수했다.

하지만 뒤늦은 대응으로 내년도 사회교과 수업 차질 우려가 결국 현실화됐다. 애초 도교육청은 오는 12월 19일까지 전북 지역 초등학교와 교육지원청에 교과서 배포를 마칠 계획이었으나, 사업이 전면 중단되면서 당장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기간 내 처음부터 다시 제작 업체를 선정하고 10만 권이 넘는 교과서를 제작·배포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전미원은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고심하고 있는 상태다. 재공고를 하기엔 시일이 촉박하다고 판단해 2순위 업체에 용역을 의뢰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B사 대표는 "지역언론사 등의 가짜 뉴스로 진실을 덮을 수 없다"면서 "뒤늦게나마 잘못을 인정하고, 이를 바로 잡아 준 전북교육청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사업에 대해 재입찰을 할 것인지 2순위로 넘어갈 것인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특혜 의혹 전반에 대한 감사가 실시되고 있지만, 사회과 교과서는 용역 기간 연장 등 차질 없는 보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영 기자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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